산업통상자원부가 농림축산식품부와 22일 오전 10시 서울 양재동 aT 센터에서 ‘한미 FTA 개정 관련 농·축산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한석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이날 ‘한미 FTA 농업부문 영향 및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석호 박사는 “한미 FTA로 인한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철폐율은 97.9% 수준으로 이미 체결된 FTA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농축산물 시장 개방”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이후 5년(2012~2016년)간 농축산물의 대미 무역수지 적자가 발효 전 5년(2007~2011년) 대비 7억5000만달러로 확대됐다. 특히 미국으로부터의 농축산물 수입은 같은 기간 약 14.8% 올랐다.
수입액은 같은 기간 축산물이 57.8%(7억6300만달러), 과수는 98%(2억6800만달러) 증가했다. 가공식품도 수입액이 53%(5억8200만달러) 늘었다. 곡물은 옥수수 등 곡물 수입액이 감소하면서 전체 곡물 수입액이 26%(7억3200만달러) 감소했다.
한석호 박사는 “한미 FTA 이외에도 이미 체결된 15건의 FTA 효과가 누적되면서 농축산업의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FTA를 포함해 이미 체결된 FTA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석호 박사는 “농업이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하나의 통상전략 지렛대로 사용되지 않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개정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측에서는 유명희 산업부 통상정책국장과 정일정 농림축산식품부 국제협력국장이 참여했다. 이외에 한석호 농촌경제연구원 모형정책실장과 안병일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등 11명이 토론에 함께했다.
이날 농축산 업계는 한미 FTA 폐기를 주장했다. 김홍길 전국한우협회 회장은 “18만 농가는 8만 가구로 줄었고, 국내산 자급률도 38.9%로 떨어졌다”며 “FTA는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이프가드는 미국산 쇠고기 29만4000t을 기준으로 발동되는데 지금 15만t이 들어와도 한우 농가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세이프가드가 제대로 발동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도 “한미 FTA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 일방적인 패널티킥”이라며 “개정 협상이 아닌 FTA 폐기를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음달 열리는 공청회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명희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은 “정부는 한미 FTA가 양국에 가져다 준 상호 호혜적인 측면이 있으므로 개정 협상에 임하고 있으나 미국 측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수용하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개정 협상을 통해 새로운 이익 균형을 도출하자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유 국장은 “정부는 농업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 농업 분야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