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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시장에 나온 두산엔진, 기업가치는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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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시장에 나온 두산엔진, 기업가치는 얼마나?

주가 4850원 기준 시가총액 3370억원… 두산중공업 지분 42.66% 프리미엄 감안 1869억원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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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두산엔진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두산엔진에 대한 M&A(인수합병)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엔진 지분 매각 추진설에 대해 “두산엔진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두산엔진의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두산엔진 지분매각을 공식화한 셈이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9월 말 현재 두산엔진의 지분 42.66%인 2965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두산그룹이 선박용 엔진 제조회사인 두산엔진을 매각하려는 것은 매각에 나서는 것은 두산그룹의 핵심사업과 다소 연관성이 떨어져 비주력 사업을 선제적으로 정리하는 차원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엔진은 세계 2위의 저속엔진 업체다. 세계 저속 엔진시장의 20% 상당을 점유하고 있다. 선박용 엔진은 국내기업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STX엔진이 만들고 있다.

두산엔진의 실적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두산엔진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호실적을 보였으나 2013년부터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하며 내리 4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산엔진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8029억원, 영업이익 42억원, 당기순이익 -18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15.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 당기순이익은 적자지속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서도 두산엔진의 실적은 그다지 크게 나아지지는 못했다.

두산엔진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962억원, 영업이익 28억원, 당기순이익 -17억원을 기록했다.

올 1~9월까지의 누계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 6395억원, 영업이익 170억원, 당기순이익 66억원을 나타냈다. 누계기준 영업이익률은 2.7% 수준으로 거래소 상장기업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친다.

그러나 두산엔진의 저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두산엔진이 보유하고 있는 두산밥캣 지분 10.55%의 주식 1057만8070주는 두산엔진 M&A에서 가치평가 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두산엔진의 전자제어식 선박용 엔진 제조 모습. 사진=두산엔진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두산엔진의 전자제어식 선박용 엔진 제조 모습. 사진=두산엔진 제공

두산밥캣의 포터블 파워(Portable Power) 사업부 매각 추진도 두산엔진의 M&A에 변수가 될 수 있다.

두산밥캣은 “포터블파워 사업부 매각을 검토 중이나 현재 이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동식 공기압축기’라고 불려지는 포터블 파워는 일종의 전기 발전기로 건설 현장에서 여러 가지 기구를 작동시킬 때 쓰이며 유전이나 가스전 시추 현장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두산밥캣은 포터블 파워 사업부 매각 시 3000억원 상당의 매각가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엔진의 M&A는 두산밥캣의 포터블 파워 사업부 매각과도 얽혀져 있고 두산중공업의 두산엔진 M&A 검토가 시장에 나돌면서 주가가 큰 폭 올랐다.

두산엔진은 M&A설이 시장에 나오기 전인 지난 15일 종가 4245원에서 17일 4850원으로 14.3% 상승했다.

반면 두산밥캣은 포터블 파워 사업부 매각 얘기가 나오면서 주가가 하락해 지난 13일 종가 3만5300원에서 17일 3만3450원으로 5.2% 떨어졌다.

두산엔진의 17일의 종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 규모는 약 3370억원에 달한다.

두산중공업이 갖고 있는 두산엔진의 지분 42.66%의 몫은 1438억원에 해당한다. 두산중공업이 두산엔진 지분을 팔 때 최대주주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감안하면 약 1869억원을 매각 대금으로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엔진의 올해 9월 말 현재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에 의한 가치평가도 시가총액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두산엔진은 9월 말 영업이익 170억원, 감가상각비 및 무형자산상각비 134억원으로 EBITDA가 304억원에 이른다. 이를 연율화한 EBITDA는 405억원 상당에 달한다.

두산엔진의 EBITDA 405억원에 EV/EBITDA(기업가치/EBITDA) 8배수를 적용하면 기업가치가 약 3243억원으로 추정된다.

두산그룹은 2년여 전 두산엔진의 매각을 검토했으나 회사를 제값에 팔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보류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액화천연가스 선박 엔진 판매가 늘어나고 경쟁업체였던 STX엔진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두산엔진 인수 의사를 타진하는 인수 후보자들이 나타나고 두산그룹이 검토에 들어간 전해졌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