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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SEC, 플렉스콥스 ICO 사기혐의 적발…'긴급 자산 동결'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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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SEC, 플렉스콥스 ICO 사기혐의 적발…'긴급 자산 동결' 조치

SEC와 CFTC "순진한 투자자 먹이로 삼는 범죄자들에게 틈 주고 있다" 지적

플렉스코인은 ICO 이후 줄곧 0.2달러를 밑돌았으며, SEC의 자산 동결 발표 이후 가치는 47%나 급락하면서 사실상 휴지조각이 되었다. 자료=플렉스코인이미지 확대보기
플렉스코인은 ICO 이후 줄곧 0.2달러를 밑돌았으며, SEC의 자산 동결 발표 이후 가치는 47%나 급락하면서 사실상 휴지조각이 되었다. 자료=플렉스코인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신설 사이버 부대가 불법 이니셜코인오퍼링(가상화폐 공개, ICO)을 적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SEC의 사이버 부대는 9월에 발족했으며 사건을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EC 사이버 부대가 적발한 업체는 캐나다 퀘벡에 본사를 둔 플렉스콥스(PlexCorps)라는 신생기업. 플렉스코인(PlexCoin)이라는 가상화폐를 발행해 한 달 이내에 13배의 수익을 올리겠다는 터무니없는 약속으로 수천 명의 투자자들로부터 약 1500만달러(약 162억원)를 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SEC는 ICO 사기를 막기 위해 긴급 자산동결 조치를 공표했다.
SEC에 따르면 플렉스콥스는 주 당국에서 증권과 관련한 활동을 금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올 여름에 ICO를 실시했으며 투자자에게는 최대 1354%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과장 선전했다. 또한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팀을 보유하고 있다는 거짓 사업 설명과 동시에 회사 간부가 과거 증권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사실을 은폐하고 모금한 자금의 일부를 간부들이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지어 플렉스콥스는 12월 1일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플렉스콥스의 화폐가 코인마켓캡닷컴 집계에서 이날 가장 급상승한 디지털 통화로 꼽혔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당시의 기록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었고 실제 플렉스코인은 ICO 이후 줄곧 0.2달러를 밑돌았다. SEC의 자산 동결 발표 이후 가치는 47%나 급락하면서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상태다.

한편 미국 규제당국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CME 그룹과 CBOE에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선물 상장 허용 방침을 밝히면서 미 당국 간 '규제 격차'가 사이버 공간에서도 미치고 있는 것이 부각됐다. 가상화폐를 둘러싼 미 규제 당국의 차이가 확대되면서 투자자의 리스크는 높아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가상화폐 시장은 올해 들어 폭발적으로 확대됐다. 비트코인은 1월부터 급상승하기 시작해 상승률이 1000%를 넘어 섰으며 ICO라는 용어는 1년 전에는 거의 들을 수 없었지만 올해는 조달금액이 35억달러 규모에 육박하면서 전 세계에 1300종류 이상의 가상화폐를 탄생시켰다. 이와 함께 가상화폐와 관련한 부정의 기회도 같은 기세로 불어나고 있다.

2대 규제 당국인 SEC와 CFTC는 그동안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대응해왔다. SEC는 7월 DAO에 의한 가상화폐 판매가 증권의 매각에 해당하며 등록을 의무화한 반면 CFTC는 가상화폐를 상품으로 규정하는 등 보다 관대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당근과 채찍 전술에 의해 가상화폐 관련 기술 혁신은 꽃을 피웠지만 이미 그 수법은 효력을 잃고 3400억달러의 가상화폐 시장에 혼란만 초래하고 있다. 규제를 통합하고 협력해야 할 SEC와 CFTC가 순진한 투자자를 먹이로 삼는 범죄자들에게 틈을 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