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리 암각화의 고래 형상은 주 암면의 왼쪽 부분에 집중 배치돼 있다. 전체 고래 형상 중 3분의 1이 왼쪽 암면에 집중돼 있고, 나머지 3분의 1은 오른쪽 암면에 배치돼 있으며 나머지는 분산 배치돼 있다. 주 암면 왼쪽에 배치된 고래 형상들은 대부분 머리를 위로 해 수직으로 구성돼 있는 반면 오른쪽 고래들은 수평 또는 수직 등 통일감이 없이 그려져 있다.
그려진 고래는 주둥이가 튀어나오거나 지느러미, 주름, 줄무늬 등의 형태를 통해 크게 수염고래류와 이빨고래류로 분류했다.
수염고래의 경우 브라이드고래, 밍크고래, 북방긴수염고래, 참고래, 귀신고래, 대왕고래, 혹등고래 등 8종, 이빨고래는 범고래, 향고래, 부리고래 등 3종으로 암각화에 모두 11종의 고래가 그려져 있다.
이처럼 다양한 종의 고래 형상이 확인된다는 것은 암각화 제작집단이 이들 고래와 그 종의 특징, 그리고 종간의 차이 등을 분명하게 파악해 알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대곡리 암각화는 세계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고래 도감인 셈이다.
김경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