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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올해 4분기 5617억원 적자 예상되는 삼성중공업, 잉여현금흐름을 보면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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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올해 4분기 5617억원 적자 예상되는 삼성중공업, 잉여현금흐름을 보면 전혀…

연결기준 FCF 올 9월 말 1조117억원으로 별도기준보다 나아… 연말 빅배스 가능성과 내년 임시 주총서 임원진 교체될 듯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삼성중공업(대표 박대영)이 올해 예상되는 연결기준 영업적자가 4900억원이라고 공식 밝혔다.

삼성중공업의 올 9월 말까지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17억원으로 4분기에 적자 규모가 5617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

그동안 삼성중공업의 재무제표에 나타난 현금흐름은 올해 3분기까지 탄탄대로 걷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단 3개월 만에 대규모 적자로 인해 1조50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는데 대해 회계 전문가들은 다소 의아해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부터 잉여현금흐름(FCF)이 급속도로 개선되면서 회사가 정상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중공의 올해 3월 말 별도기준 잉여현금흐름은 –1038억원을 기록했으나 6월 말에는 3253억원, 9월 말에는 9166억원으로 급속도로 개선됐다.

지난해의 경우 3월 말 –1조1260억원, 6월 말 –1조4427억원, 6월 말 –1조4920억원, 12월 말 –1조675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9월 말에는 영업활동 현금흐름 9544억원, 유형자산처분 162억원, 유형자산취득 –540억원, 무형자산처분과 취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의 연결 종속회사들의 현금흐름을 더하면 상황은 더욱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9월 말 연결기준 잉여현금흐름은 1조117억원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 1조811억원, 유형자산 처분 163억원, 유형자산 취득 –854억원, 무형자산 취득 –3억원으로 되어 있다.

삼성중공업의 9월 말 연결기준 현금흐름은 별도기준보다 951억원이 많은 것으로 연결 자회사들의 현금흐름도 원활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9월 말 현재 삼성중공업 영파유한공사, 영성가야선업 유한공사 등 연결 종속회사가 11곳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삼성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자료=금융감독원, 삼성중공업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기계장치 투자나 공장시설 등의 투자금액을 차감한 자금의 흐름을 나타낸다.

잉여현금흐름이 많다는 것은 배당금 또는 기업의 저축, 인수합병, 자사주 매입 등에 사용할 돈이 많다는 의미한다. 그러나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를 나타내면 외부에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9월 말 별도기준 9166억원 상당의 연결현금흐름을 보이면서도 자금조달을 위해 내년 1조50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 추진에 대해 빅배스(big bath)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빅배스는 부실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해 위험요인을 일시에 제거하는 회계처리다. 지난 2015년 대우조선해양이 수조원의 적자를 빅배스로 처리한 사례도 있다.

삼성중공업은 또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유상증자를 통해 상환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내년 초 임시주주총회를 열러 박대영 사장을 경질하면서 신임 사장에 대해 부담감을 줄이려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임시 주주총회를 내년 1월 26일 갖겠다고 공시했다.

내년 임시 주주총회 안건에는 3명의 신임 사내이사 선임 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사내이사 후보로는 남준우 조선소장 부사장, 정해규 경영지원실장 전무, 김준철 해양PM 담당 전무가 이름이 올라와 있다.

삼성중공업에는 현재 3명의 사내이사가 등록되어 있는데 사내이사 수가 증원되지 않으면 사실상 박대영 대표를 비롯해 사내이사 전원이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의 박대영 대표는 1953년 1월생으로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해 22년여 근무해 온 정통 ‘삼성맨’이다.

삼성중공업이 지난 5월 1일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친 경남 거제시 거제조선소 내 타워크레인 사고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고가 난 타워크레인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중공업이 지난 5월 1일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친 경남 거제시 거제조선소 내 타워크레인 사고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고가 난 타워크레인 모습. 사진=뉴시스

박 대표는 올해 들어 많은 시련을 겪었다.

박 대표는 지난 5월 1일 삼성중공업 내 크레인 충돌사고가 발생하면서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해양기술박람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향하다 박람회 참석을 취소하고 곧바로 귀국했다.

박 대표는 귀국한 직후 거제 백병원을 찾아 유가족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으나 유가족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아 일부 유가족만 만난 채 병원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왔다.

당시 삼성중공업 노조는 박 대표에 대해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습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3월 21일 크레인 사고에 이어 5월 1일에 대형 참사가 발생했고 작업 재개 이틀 뒤인 17일에는 화재가 났다”면서 “박대영 사장을 언제까지 지켜보고 있어야 하고 용서해야 하느냐”고 책임을 추궁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