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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칼럼] 한중정상회담, 시따따 vs 문따따…국교수교 후 41번째 소탐대실(小貪大失)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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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칼럼] 한중정상회담, 시따따 vs 문따따…국교수교 후 41번째 소탐대실(小貪大失)의 교훈

한중정상회담에 거는 기대. 김대호 박사의 칼럼 이다. 시진핑 주석과 문재인 대통령의 한중 정상회담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인민들사에서 시따따로 불리는 시진핑과 문따따로 불리는 두 지도자의 만남이다. 이미지 확대보기
한중정상회담에 거는 기대. 김대호 박사의 칼럼 이다. 시진핑 주석과 문재인 대통령의 한중 정상회담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인민들사에서 시따따로 불리는 시진핑과 문따따로 불리는 두 지도자의 만남이다.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기자]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갖는다. 중국 웨이보는 시진핑 주석을 시따따로 문재인 대통령을 문따따로 부른다. 따따란 시진핑의 고향 섬서성에서 이웃집 아저씨를 부르는 말이다. 그만큼 인기가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따따와 시따따의 만남에 세계의 이목에 몰리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사드 갈등을 넘어 새로운 밀월시대를 열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불편한 사이로 남을 것인지가 이번 정상회담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따따와 문따따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세계의 운명이 달라질수 도 있다.
한-중 정상회담은 1992년 9월 처음 시작됐다. 당시 우리나라의 노태우 대통령이 북경을 방문하여 중국 장쩌민(江澤民) 주석과 만났다. 두 나라 수교를 합위한 뒤 한 달 만에 만난 것이다. 노태우 대통령의 방중은 한국의 국가원수로는 처음이었다. 두 나라 정상회담도 이때가 처음이었다.

한-중 두 번째 정상회담은 1993년 11월 APEC 회의 기간 중에 열렸다. 김영삼 대통령과 장쩌민이 APEC 회의기간 중 만났다. 김영삼 대통령은 이듬해인 1994년 3월 북경으로 날아가 장쩌민 주석과 또 정상회담을 했다. 이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의 대화를 통한 해결과 이중과세 방지협정 그리고 문화협정 체결 등을 합의했다. .

한-중 정상회담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한국에서 새 지도자가 나오거나 중국에서 새 국가주석이 나오면 어김없이 정상회담을 가졌다.

1992년 한-중 수교이후 지금 까지 두 나라 정상회담은 모두 40번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만남은 한-중 정상회담으로서는 41번째가 되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이후 이미 두 번이나 시주석과 만났다. 올 7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G20 회의기간과 11월 베트남 다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 중에 각각 만난 적이 있다.

이번 베이징 한-중 정상회담은 올 7월과 11월 두 차례의 회담과는 차원이 다르다. 제3국에서 하는 정상회담은 시간이 짧을 뿐 아니라 국제회의 중 잠시 만나 인사 정도 나누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비한다면 이번 북경 정상회담은 중국이 한국 정상만을 초청한 것이고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는 취임 후 처음으로 베이징으로 날아가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정상회담은 국빈 방문 자격이다. 중국 13억 인민의 이름으로 한국의 정상을 손님으로 초청한 것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한민족을 대표한 손님자격으로 북경을 찾는다.

한-중 두 나라는 2016년 하반기 부터 사드배치를 둘러싸고 한동안 갈등을 해왔다. 지난 한 달여 전인 지난 10월31일 두 나라가 사드 갈등을 봉합하는 듯 한 성명을 발표한 적이 있다. 파국의 위기를 벗어났다고 하지만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하기에는 아직도 석연치 않은 점들이 없지 않다. 양국 국민들 사이에는 여전히 앙금이 남아있다. 서운한 마음도 적지 않다.
그런 만큼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은 것이다. 5000년 이상 이웃에 살면서 운명을 함께해온 동반자로서 새로운 밀월시대를 열어 가느냐 아니면 6.25때 총부리를 겨누면서 죽고 죽인 원수관계로 회귀하느냐의 중대 분수령에 처해있다고 하겠다.

마음에 크게 걸리는 것은 나라 손님을 모시는 중국의 태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경으로 가는 날 그 손님을 초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남경으로 날아간다. 귀한 손님을 모시면서 주인이 집을 비우는 격이다. 중국에 천재지변이 일어났다면 그럴 수도 있다. 이번에 시진핑 주석이 남경으로 가는 것은 그곳에서 열리는 난징학살 추모식에 참속하기 위해서 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갑자기 생긴 돌발 상황이 아니라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일정이다. 조금이라도 예를 아는 국가라면 이웃나라 정상이 국빈으로 도착하는 날에 집을 지켜주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시진핑 주석의 난징 대학살 추모식 참석이 중요하다면 문재인 대통령 초청 날짜를 미리 조정했어야 옳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중국 당국의 홀대는 “손님 오라해 놓고 집 비우기” 뿐만이 아니다. 중국과 한국은 정상회담이 끝난 후 공동성명을 내지 않기로 했다. 양국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도 갖지 않기로 했다. 두 나라가 각자 따로 언론 보도문만 내기로 했다. 아무리 형식보다는 실질이 더 중요하다고 하지만 공동성명과 공동 기자회견도 없는 정상회담을 과연 정상적인 정상회담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중국 왕서방의 소탐대실?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왕서방의 소탐대실?


공산당 기관지이자 중국당국의 입이라는 CCTV 특파원의 오만한 인터뷰 자세와 왜곡편파 보도는 도를 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3불 정책을 다짐해 보라고 요구하는 장면은 정복자가 피정복자에게 항복문서 서명을 강요하는 모습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그런가하면 방송을 내보낼 때는 짜깁기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역점을 둔 중요한 발언들을 대거 삭제한 후에 방송한 것이다.

중국이 이러한 행동이 한국 길들이기인 것인지 아니면 내부결속용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중국 당국의 입장에서는 사드문제 때문에 처신이 어려울 수도 있다. 시진핑 주석까지 나서 사드 배치하는 나라는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천명해온 만큼 한중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한국의 사드배치를 없었던 일로 넘기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국가 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리거나 지도자의 체면에 성처가 날수 있다. 또 한국 아닌 다른 나라가 사드를 배치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위해 한국을 제물로 삼아 공격할 수 도 있다.

중국은 그러나 한국의 사드배치가 북한의 핵개발에서부터 초래되었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원한 것도 아니다. 북한 핵 공격을 막기 위한 주한미군의 자위적 조치일 수 있다. 북한 핵개발에 중국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 미국의 성주사드 배치에는 중국의 책임도 있는 셈이다.

사드 문제로 중국만 피해를 본 것이 아니다. 한국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중국이 사드문제를 계속 거론한다면 한국도 사드보복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 고사성어에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는 말이 있다.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손실을 입는다는 뜻이다. 중국 고대 북제 유주(北齊 劉晝)의 신론(新論)에 나오는 말이다.

전국시대 진(秦)나라 혜왕(惠王)가 촉(蜀)나라를 공격할 때 만들어진 고사성어이다. 당시 촉나라는 촉후(蜀侯)가 실권을 잡고 있었다. 욕심이 아주 많고 큰 흐름을 잘 판단하지 못하는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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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진의 혜왕은 촉을 공략하는 데에 있어 촉후(蜀侯)의 그런 욕심을 이용하기로 했다. 진의 혜왕은 소를 조각하게 하고 그 속에 황금과 비단을 채워 넣었다. 그 이름을 '쇠똥의 금'이라 칭했다. 그런 다음 쇠똥의 금을 우호의 예물로 보낸다고는 소문을 퍼뜨렸다. 이 소문을 들은 촉후는 진나라 군대의 입성을 허락했다. 신하들은 술수가 있을 수 있으니 성 밖에서 받을 것을 간청했으나 보석에 눈이 어두워진 촉후는 성문을 열어주었다.

촉으로 가는 시신 일행에는 진의 군사가 숨겨져 있었다. 진의 군사들은 성문이 열리자마자 촉을 공격했다. 이 와중에 촉후는 사로잡히고 말았다. 결국 촉은 망하고 보석의 소는 치욕의 상징으로 남았다. 촉후의 소탐대실이 나라를 잃게 만든 것이다.

중국에 있어 사드는 물론 중요한 이슈일 수 있다. 중국의 국가안보가 위협 당할 수 있다. 그렇다고 지금상황에서 한국을 계속 윽박지른다고 달라질 수 있는 것은 없다. 한국은 계속 공격함으로써 중국 국민들 사이에 시진핑의 지도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킬 수는 있겠지만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은 중국에 대해 반만년 동안 함께 역사를 열어온 운명의 동반자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도 6.25때 총부리를 겨누면서 수많은 한국 군인과 국민들을 무자비하게 살상한 잔인한 중공군의 기억도 동시에 안고 있다. 중국이 사드 뒤끝을 보이면 보일수록 중공군의 이미지가 더 커질 것이다.

대국굴기를 통해 세계의 리더로 부상하려는 중국으로서는 세계10대 경제 강국이자 중국의 동반자가 될 수도 있는 한국을 사드 때문에 적으로 돌린다면 이것이야말로 소탐대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과 시진핑은 지금부터라도 대륙의 좁쌀이 아니라 대국의 대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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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김대호 기자 yoonsk82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