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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7년 만에 중국 재진출…베이징에 AI연구거점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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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7년 만에 중국 재진출…베이징에 AI연구거점 설치

이번엔 검색엔진 아닌 인공지능(AI)으로 공세…성공 가능성은 '미지수'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구글이 7년 만에 중국에 다시 발을 내딛었다. 텐서플로로 무장한 구글의 노력이 과연 대륙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자료=구글이미지 확대보기
구글이 7년 만에 중국에 다시 발을 내딛었다. 텐서플로로 무장한 구글의 노력이 과연 대륙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자료=구글

미국 알파벳 산하 구글이 중국에 인공지능(AI) 연구 거점을 설치하겠다고 13일(현지 시간) 밝혔다.

구글은 공식 성명에서 "이러한 연구 거점 개설은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라며 "베이징 사무실에서 소규모 팀을 꾸려 업무를 수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현재 뉴욕, 토론토, 런던, 취리히에도 이 같은 AI 연구 거점을 두고 있다.

구글의 검색 엔진과 앱 스토어, 이메일,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액세스는 중국 시장에서 전면 금지되어 있다. 한 달 전 구글은 7년 만에 중국과 비즈니스 관계를 맺기를 희망하면서 검색 엔진이 아니라 인공지능(AI)으로 공세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구글은 세계 최대 인터넷 시장에서의 기업 간 관계 구축을 목표로 오픈 소스의 기계 학습 시스템 개발 프레임워크인 '텐서플로(TensorFlow)'를 중국의 연구자와 첨단 하이테크 기업 등에 폭넓게 판매하려 하고 있다. 관심이 높아지자 구글은 최근 일자리를 확대하며 중국의 여러 대도시에서 AI 관련 구인 광고를 내기도 했다.

구글의 재진출에 대해 홍콩과기대학 양창(杨强) 교수는 "구글의 클라우드 솔루션은 훌륭하다. 개발자들은 구글이 중국에 텐서플로의 기술과 제품을 가져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으며 구글의 툴도 매우 사용하기 좋다"고 환영의 말을 남겼다. 또한 텐서플로의 인기 이유에 대해 "중국인 이용자는 단순히 최고의 인기 높은 상품을 구입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글이 중국에 진출해도 성공이 약속된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국내 인터넷과 해외 일부 웹 사이트를 제한하는 인터넷 검열 시스템 '그레이트 파이어 월'과 규제 기술에 대응하는 해외 서버 및 기술적인 해결책이 없으면 중국의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는 구글의 클라우드를 활용한 AI 툴에 액세스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시에 구글이 음성 인식 스피커 및 자동운전 자동차 등의 개발에서 빠뜨릴 수 없는 AI 개발을 둘러싸고 중국 검색 대기업 바이두를 비롯한 중국 기업과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것도 지적된다.

또 초기 단계에서 중국의 텐서플로에 대한 관심은 구글이 중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였지만, 라이벌 바이두는 이미 자체 개발한 AI 소프트웨어 '패들패들(PaddlePaddle)'을 지난해부터 도입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개발 업체 사이에서 바이두 소프트의 보급률은 구글의 텐서플로를 훨씬 웃돌았다.

중국 AI 연구자 중에는 바이두의 성공은 중국 제품에 대한 충성심과 해외 소프트웨어 의존 경계심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있다. 지에보 루오 미국 로체스터 대학 컴퓨터학과 교수는 "개발업자는 텐서플로를 테스트해 볼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제품화 검토 시에는 자사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것이 뻔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 굴복할 구글은 아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텐서플로를 중국 하이테크 대기업에 확산시킬 목적으로 구글은 알리바바와 텐센트(騰訊) 등에도 비즈니스 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에 본사를 둔 엔지니어들은 지난 수개월 간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열린 텐서플로 개발자 행사에서 설명회를 적어도 세 차례나 실시했다. 개발자 확보를 중시하는 풀뿌리적인 구글의 노력이 과연 대륙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