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의 반칙②] 12억원대 아파트 주인은 대학생?… 6집 건너 1집 증여

기사입력 : 2018-01-04 08:10

  • 인쇄
  • 폰트 크기 작게
  • 폰트 크기 크게
공유 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구글플러스 공유하기




center
글로벌이코노믹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ㅎ아파트의 한 동 한 라인을 분석한 결과, 총 12가구 중 두 가구는 부모와 자식이 같이 지분을 보유하거나 부모로부터 증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속 아파트는 해당 아파트와 무관)
left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이 도보로 5분 거리이며 인근에 명품 백화점과 푸드마켓 등이 즐비하다. 집에서 한강이 훤히 내다보이는 이 아파트의 매매가는 최소 12억원에 달한다. 면적이 20평(69㎡)임을 고려한다면 평당 가격은 6000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 아파트의 주인은 아들 A씨(24세)와 아버지 B씨(58세)다. 두 사람은 올 3월 이 아파트를 매매했다. A씨는 지분 20%를, B씨는 지분 80%를 가지고 있다.

C씨(63세)는 지난달 서울 송파구 송파동에 위치한 26평(87㎡)의 ㅎ아파트를 D씨(35세)와 E씨(33세)에게 증여했다. 이 아파트는 반경 300m 거리에 중·고등학교가 있어 학군이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해당 아파트의 매매가는 7억6000만원이다.

◇ 12억원대 아파트, 12가구 중 2가구 증여

수억원을 호가하는 아파트를 가진 이른바 ‘금수저’들은 비단 이들뿐만이 아니다. 글로벌이코노믹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ㅎ아파트의 한 동, 한 라인을 분석한 결과 총 12가구 중 두 가구는 부모와 자식이 지분을 같이 보유하거나 부모로부터 증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파트는 20평(69㎡)으로 지난해 기준 매매가는 최소 12억원에 이른다. 2016년 12월 8억원이던 매매가가 불과 1년 사이 4억원이나 뛴 것인데 이는 2016년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평균 연봉인 3387만원을 받는 사람이 13년 이상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은 돈과 비슷한 규모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증여를 목적으로 하는 아파트 거래 현황은 2014년 3만1715건에서 2015년 3만3989건, 2016년 3만9959건으로 계속 증가했다. 지난해 10월까지 증여 목적의 매매 건수는 3만7162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부동산 가격은 급등했다.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국을 기준으로 2014년 11월 2억5700만원이었으나 지난해 11월 2억8900만원대로 늘었다. 특히 서울은 4억9900만원에서 5억8700만원으로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이 중에서도 강남은 5억9600만원에서 7억1400만원으로 폭등했다.

반면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임금 총액은 2014년 337만8000원에서 2015년 349만원, 2016년 362만3000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강남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19% 뛰는 동안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7% 오른 것이다. 부동산이 세대를 대물려 자산 축적의 수단이 된 주요 이유다.

정준호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해 6월 ‘한국사회 불평등 구조와 정책대응 세미나’에서 “2006~2014년 사이 부동산 자산은 개인이 51%, 기업이 253% 증가했다”며 “소득 성장을 넘어선 자본수익률이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 11억원대 집에 살면서 임대료는 ‘0원’
center
우리나라 총 부동산소득은 2007년 443조원에서 2015년 482조원으로 증가했다. 자료=논문 '부동산과 불평등 그리고 국토보유세'.


부동산 증여 외에 귀속임대료 또한 금수저와 흙수저 간 격차를 벌리는 요인이다. 귀속임대료란 특정 건물에 세를 내지 않고 무상으로 살면서 절약하는 돈을 의미한다.

가령 A씨는 서울 압구정동의 12억원대 아파트(69㎡) 지분 20% 보유하고 있다. 사는 곳은 부모가 소유한 서울 서초동의 고급빌라이다. 이 빌라는 약 46평(154㎡)으로 지난해 기준 매매가는 11억원, 전세가는 약 7억원이다. 즉 A씨는 해당 빌라에 전세로 살았다면 내야 했을 7억원을 절약하고 있는 셈이다.

‘토지+자유 연구소’와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가 발표한 ‘부동산과 불평등 그리고 국토보유세’(2017년)를 보면 귀속임대료를 포함한 우리나라 총 부동산소득은 2007년 443조원에서 2015년 482조원으로 늘었다.

2014년 기준 개인 토지 소유자 중 상위 10%가 전체 개인 소유지의 64%를 소유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부동산 소득의 상당 부분을 상위 10%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다.

전강수 교수는 “우리나라 소득 불평등은 OECD 국가 가운데 미국에 이어 2위이며 소득 불평등의 핵심에는 부동산이 있다”며 “지나치게 낮은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

오늘의 핫 뉴스

실시간 속보

금융 최신기사

이슈·진단 많이 본 기사

가장 많이 공유 된 기사

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