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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AI 경쟁, 자존심보다 실리 택한 LG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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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AI 경쟁, 자존심보다 실리 택한 LG유플러스

구글 이어 네이버 YBM 등과 협업… IPTV, IoT 분야 시너지 노린다

LG유플러스의 AI스피커가 18일 베일을 벗었다. 자체 AI 플랫폼이 아닌 네이버의 기술력을 십분 활용했다. 권영수 부회장은 자체 AI 플랫폼은 자사와 B2B 영역에서 활용하면서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B2C 영역에선 네이버 '클로바'를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미지 확대보기
LG유플러스의 AI스피커가 18일 베일을 벗었다. 자체 AI 플랫폼이 아닌 네이버의 기술력을 십분 활용했다. 권영수 부회장은 자체 AI 플랫폼은 자사와 B2B 영역에서 활용하면서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B2C 영역에선 네이버 '클로바'를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이코노믹 신진섭 기자] “사실 네이버와 LG유플러스 실력 차이가 상당합니다.”

18일 용산 사옥에서 열린 LG유플러스 신규 AI(인공지능) 서비스 출시 기자 간담회에서 권영수 부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베일에 쌓였던 LG유플러스의 AI스피커가 공개됐다. 네이버 AI 스피커 ‘프렌즈’ 하드웨어에 두뇌는 네이버 AI엔진 ‘클로바’를 탑재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LG유플러스와 협업한 네이버의 신규 AI스피커와 부르는 것이 맞다. AI스피커에 유플러스 자체 AI를 탑재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빗나갔다.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 자체 개발 AI는 자사와 B2B 서비스에 활용하고 B2C에는 당분간 네이버 ‘클로바’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자체 AI플랫폼과 클로바를 탑재한 기기를 각각 시험해 본 결과 클로바 탑재 기기의 고객만족도가 더 높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AI스피커는 유플러스에게 괴로운 존재였다”고 부담감을 토로했다. KT와 SK텔레콤 등 경쟁사는 약 1년 전에 각각 ‘기가지니’와 ‘누구’ 등 AI스피커를 출시했다. 후발주자인 LG유플러스가 과연 어떤 차별화를 보여줄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었다.

LG유플러스가 택한 전략은 자존심보다 실리였다. 차별화를 위해 AI 국내 최고 기술력을 지녔다고 평가되는 네이버와 지난 4월부터 협업을 시작했다.

세부 전략은 성인용과 아이용을 나눈 ‘투 트랙’이다. 차별화 서비스 5종 중 U+tv(IPTV) VOD 검색, 우리집 IoT, 음성 쇼핑 등은 성인들을 겨냥했고, 말로 찾는 네이버 검색, 우리 아이 24시간 원어민 선생님 등 서비스는 아이들에게 활용도가 높다.

IPTV는 유플러스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영역이다. 올해 순증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채널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아이들 콘텐츠에 집중했던 것이 유효했다는 평이다.
LG유플러스가 지난 9월 출시한 아이들나라 서비스는 출시 3개월 만에 조회 수 2000만을 돌파했다. 구글과 협업해 ‘유튜브 키즈’를 탑재하고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책 읽어주는 TV’ 서비스를 출시해 학부모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AI 서비스 추가도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을 겨냥했다. 네이버 통‧번역 엔진 ‘파파고’를 활용해 아이들에게 영어 회화 교육을 할 수 있다. AR(증강현실)으로 구현된 ‘생생자연학습’ 기능을 통해 화면속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을 구현한다. 영어교육기업인 ‘YBM’와의 협업을 통해 ‘파닉스(영어노래)’, ‘왕초보영어’, ‘초보영어’, ‘5분생활영어’ 등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U+우리집AI에 적용했다.

네이버 검색 기능도 의외로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높다. 질문이 끊이지 않는 아이들에게 부모를 대신해 명확한 답을 내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일본에서 네이버가 출시한 클로바 탑재 AI스피커 ‘웨이브’도 같은 이유로 현지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LG유플러스는 AI서비스 신규 출시를 통해 홈 IoT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굳히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가) 전 세계에서 홈 IoT 100만 가구 돌파했다”며 LG전자의 디바이스와 LG 이노텍의 센서 기술 등 계열사간 시너지를 홈 IoT 시장 성공 배경으로 꼽았다. LG유플러스는 향후 다양한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금융 등으로 IoT 사업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