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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연말 성적표 온도차 극명… 한숨 돌린 삼성, 실속 못 챙긴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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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연말 성적표 온도차 극명… 한숨 돌린 삼성, 실속 못 챙긴 현대

대우,포스코 실적 크게 개선...대림산업 부실시공 의혹 아쉬움

/그래픽=오재우 디자이너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픽=오재우 디자이너
올 한 해 국내 재개발·재건축 훈풍을 탄 건설사들은 크게 실적을 개선했지만 그렇지 못한 건설사들은 다소 처지는 성적표를 냈다.

지표상 올 한 해 최고 성적을 거둔 업체는 삼성물산이다. 지난해까지 희망퇴직자를 모집해 ‘조직 슬림화’에 성공한 삼성물산은 지난해 315억5676만원이던 영업이익을 3957억4636만원(3분기 기준)까지 끌어올렸다. 130%에 달하던 부채비율도 76%로 줄이며 내실 다지기에도 성공했다.
대림산업의 경우 당기순이익을 지난해 대비 6배가량 끌어올리며 선전했다. 영업이익도 3698억1250만원을 기록하며 10대 건설사 중 세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냈다. 그러나 누적 신규수주액은 6조8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10조4000억원) 42%나 감소했다. 여기에 올 여름 평택 국제대교 붕괴 사건으로 인해 부정적 이미지를 축적했다. 상판을 떠받치던 교각 5개 중 1개가 무너지면서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은 올해 큰 폭으로 실적을 개선했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당기순이익은 7620억595만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3분기 3926억9296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영업이익(5242억5522만원)도 10대 건설사 중 가장 높았다. 공격적인 국내 재건축 수주 전략이 먹혀들어간 결과로 풀이된다. 포스코건설 역시 지난해(-7629억1844만원) 적자를 기록했던 당기순이익을 올해(1152억1957만원)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두 업체 모두 부진했던 실적을 이제야 개선한 셈이라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현대산업개발은 타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이루며 올해 재건축 시장에서 연일 승전보를 올렸다. 덕분에 10대 건설사 중 가장 낮은 매출(2조9433억9987만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로 높은 당기순이익(2980억7435만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역시 3794억4566만원으로 세 번째로 높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3865억6444만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지난해(4863억3007만원) 대비 20%가량 감소한 실적을 냈다. 매출도 약 4조원으로 6조원을 넘겼던 지난해에 비해 줄었다.

10조원에 달하는 규모의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을 수주한 현대건설은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표를 냈다. 지난해와 비슷한 7조원대 매출액을 달성하며 당기순이익도 지난해(2663억2200만원)와 비슷한 2227억9200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3년째 곤두박질 치고 있다. 2015년 5161억6600만원이던 영업이익은 올해 1327억9200만원까지 추락하며 10대 건설사중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에서 현대건설에 패한 GS건설은 116억2332만원으로 건설사 중 가장 낮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3878억1859만원) 대비 33% 감소(2603억5691만원)했다.

한신4지구와 잠실 미성크로바에서 GS건설과 맞붙었던 롯데건설은 매우 저조한 성적을 냈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711억2553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GS건설에 이어 가장 낮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여기에 재건축 수주전과 관련한 입찰비리로 본사가 압수수색을 당해 속앓이 중이다.

SK건설은 주력산업인 화공 플랜트부문이 부진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내 재건축사업에서도 큰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지난해 대비 매출이 30%가까이 떨어졌다. 영업이익도 1396억8883만원으로 두 번째로 낮았다.

올해 국내 재건축 시장 훈풍 덕에 건설사들은 안도의 숨을 쉬었지만 국내 시장이 위축돼 내년엔 해외로 눈을 돌려야만 한다. 하지만 지난 2013년 해외건설 어닝쇼크 이후 몸집을 줄여온 해외로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어닝쇼크 이후 건설사들은 해외건설 관련 부서를 축소시켜 왔다”면서 “내년 국내시장 축소로 해외를 공략하려는 건설사들이 많을 거다. 하지만 여러 모로 대내외 수주 여건이 좋지 않아서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좋은 실적을 낼지는 두고 봐야한다”고 전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