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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칼럼] 코픽스(COFIX) 와 가산금리…은행 대출금리 이자놀이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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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칼럼] 코픽스(COFIX) 와 가산금리…은행 대출금리 이자놀이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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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픽스 금리표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기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일제히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그리고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했다.
은행별 인상 내역을 보면 KB 국민은행은 신규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를 3.11∼4.31%에서 3.26∼4.46%로 올렸다.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금리는 3.26∼4.46%에서 3.30∼4.50%로 올렸다.

농협은행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6개월 변동금리)를 2.83∼4.42%에서 18일 2.98∼4.57%로 0.15%p 올린다. 최고금리가 4.6%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83∼4.42%에서 2.87∼4.46%로 0.04%p 올렸다.

하나은행은 신규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를 3.220∼4.502%에서 3.370∼4.504%로 0.15%p 인상한다. 잔액 기준 연동 금리는 3.502∼4.502%에서 3.504∼4.504%로 0.002%p 상향조정했다.

신한은행은 신규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가 2.97∼4.28%에서 3.12∼4.43%로 올랐다. 잔액 기준 연동 금리의 경우 2.87∼4.18%에서 2.91∼4.22%로 오른다.

또 우리은행은 신규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를 3.02∼4.02%에서 3.17∼4.17%로 , 잔액기준 연동 금리를 3.02∼4.02%에서 3.06∼4.06%로 0.04%p 올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라가는 가장 큰 원인은 은행들의 자금 조달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라고해서 공짜로 자금을 끌어올 수는 없다. 고객에게 대출해 주는 돈은 모두 다른 곳에서 끌어온 것이다. 다른 곳에서 들여올 때 부담하는 금리를 은행입장에서는 조달금리라고 한다. 은행이 고객에게 대출해 주고 받는 이른바 대출금리가 조달금리보다는 높아야 은행들도 마진을 남길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조달금리에 일정 마진을 더해 대출금리를 책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다.
우리나라 은행들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2월부터 대출금리의 기준으로 코픽스(COFIX )라는 것을 사용하고 있다. COFIX는 Cost of Funds Index의 영어 약어이다. 은행들의 평균 자금 조달금리가 바로 코픽스이다.

이 COFIX는 은행연합회가 국내 8개 은행들로부터 정보를 받아 산출하고 있다. 연합회에 정보를 제공하는 8개 은행은 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KEB하나은행 중소기업은행 국민은행 그리고 한국씨티은행 등이다.

코픽스 산출 대상 금융 상품은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 매도, 표지어음 매출, 금융채 등이다. 8개 은행의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 매도, 표지어음 매출, 금융채 조달금리를 가중 평균하여 코픽스를 도출해내고 있다. 은행들은 이 코픽스에 은행별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를 정한다.

코픽스 금리에는 세 종류가 있다. 잔액 기준 코픽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그리고 단기 코픽스가 바로 그것이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은행이 조달하여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신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것이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그 달에 새로 조달한 자금만을 대상으로 구한 것이다. 단기 COFIX는 신규 취급액보다 기간을 더 줄여 그 주에 새로 취급한 금액만을 대상으로 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1월 중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77%다.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상승폭은 전월 대비 0.15%p다. 이 같은 상승 폭은 6년9개월 만에 최대다. 11월 중 잔액 기준 코픽스 평균은 1.66%다. 전월 대비 0.04%p 상승했다. 은행들은 이 코픽스 금리가 올랐다는 이유로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코픽스 산출방법
코픽스 산출방법


은행별 대출금리를 한 번 비교해보자. 신규대출을 기준으로 할 때 KB 국민은행의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는 3.26∼4.46%다. 농협은행은 2.98∼4.57%다. 하나은행은 3.370∼4.504%다. 신한은행은 3.12∼4.43%다. 또 우리은행은 3.17∼4.17%다.

은행별로 조금씩의 차이가 있지만 한 가지 공통적인 것은 대출금리가 코픽스 금리보다 크게 높다는 사실이다. 신규 조달금리 평균인 신규 코픽스는 1.77%인데 이를 기초로 만든 대출금리는 국민은행 3.26∼4.46%, 농협은행 2.98∼4.57%, 하나은행 3.370∼4.504%, 신한은행 3.12∼4.43% 그리고 우리은행 3.17∼4.17%다. 대출금리 최저는 농협은행의 2.98%, 최고 역시 농협은행의 4.57%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대출금리와 코픽스 금리의 차이다. 대출 최고금리를 기준으로 할 때 그 차이는 2.87% 포인트다. 은행들은 대출금리가 코픽스에 연동되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조달금리인 코픽스가 올라가니 대출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은행 측의 주장이다.

대출금리가 코픽스에 연동되어 있다는 말은 물론 맞다. 문제는 코픽스와 대출금리 간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사실이다. 11월만 봐도 조달금리인 코픽스의 평균 금리는 신규 취급 기준 1.77%인데 대출 최고금리는 4.57%다. 그 차이가 무려 2.87% 포인트나 벌어지고 있다.

코픽스와 대출금리의 차이는 모두 은행들의 대출 수익으로 돌아간다. 은행들은 이를 가산금리라고 부른다. 가산금리가 클수록 은행들은 수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은행들의 수지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은행의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가산금리가 높은 데 있다.

정부가 부동산 안정화를 이유로 최근 들어 가계대출을 크게 억제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용 가계대출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정책들이 잇달아 쏟아지고 있다. 이 와중에 시중은행들은 은근슬쩍 가산금리를 올리는 등 방법으로 이자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은행들은 대출 금리 인상의 이유로 코픽스 조달금리 인상을 든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코픽스 금리가 올라가는 것도 물론 사실이다. 그러나 애당초 가산금리 자체가 너무 높다는 시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을 틈탄 은행의 과도한 돈놀이를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정책 방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전 세계적 으로 당분간 금리 인상의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가 1400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우리의 현실에서 금리인상은 가계에 적지 않은 충격과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 와중에 시중은행들의 이른바 가산금리의 탈을 쓴 이자놀이까지 극성을 부린다면 문제는 자못 심각해질 수 있다.

코픽스 금리 연동제도도 문제다. 전체 평균 자금조달 금리를 구한 다음 그 이상에서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현재의 구조에서는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조달금리를 낮추려는 동기를 유발하기 어렵다. 조달금리가 아무리 높더라도 은행들은 거기에 또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를 정하면 그뿐이다. 금리 인상 시대에 이러한 은행의 관행은 금리 인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

차제에 모든 은행 공통의 코픽스 연동 제도를 아예 폐지하고 각 은행의 자율경쟁을 통해 금리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김대호 기자 yoonsk82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