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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업계 "2018년 최대 화두는 환율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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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업계 "2018년 최대 화두는 환율 변동”

무협협회, 수출 기업들의 환리스크 관리 수준 미흡·채산성 악화 우려

2018 경영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이슈. 사진=무역협회이미지 확대보기
2018 경영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이슈. 사진=무역협회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내년에도 수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2018년 수출기업의 경영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환율 변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환율이 하락하면서 응답기업의 67.9%가 환차손을 경험하고 있지만 이중 절반 이상(58.4%)이 환리스크를 관리하지 않고 있는데 기인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9일 연간 수출 실적이 50만 달러 이상인 514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내놓은 ‘2018년 수출기업의 경영환경 전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1.4%가 내년에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이 가운데 68.2%는 0~10%의 수출 증가를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의 수출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지지만 증가율은 한 자릿수 이내로 둔화될 전망이다.

의료·정밀 및 광학기기, 반도체, 기계류 등의 수출 기업들은 2018년에 호조를 보일 것으로 조사된 반면 휴대폰 및 무선통신기기 부품, 전기·전자제품, 농수산물 등의 수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주춤할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수출 기업의 경영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이슈로는 응답 기업의 48.4%가 환율 변동 심화를 손꼽았다. 글로벌 경쟁 심화(25.1%)와 미국‧중국 등의 보호무역주의 강화(16.0%)가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최근의 환율 하락세가 내년도 수출 채산성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수출 기업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특히 농수산물(70.2% 응답), 섬유·의복 및 가죽제품(53.7%), 기계류(52.0%) 등의 품목에서 외환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 변동으로 인해 수출기업이 체감하는 어려움은 구체적인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응답 기업의 내년도 사업계획 환율은 달러당 평균 1090원으로 조사됐다. 또한 응답 기업의 67.9%가 현재(12월 5일 기준, 1만883원/달러) 적어도 미 달러화 등 1개 이상의 결제통화에 대해 환차손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대다수의 기업은 수출 단가 인상을 통해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 10% 하락에 대해 수출 단가를 몇 %p 인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5%p 이하(절반 이하)만 반영할 수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77.4%였으며, 특히 이중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기업도 27.3%에 달했다.
글로벌 경쟁 심화로 수출 단가 인상이 어려워짐에 따라 대다수의 기업들이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을 절반도 보전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대다수의 기업들은 환리스크를 충분히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 기업의 58.4%는 현재 환리스크를 전혀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으며 75.9%의 기업은 환헤지(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없애기 위해 현재 수준의 환율로 수출이나 수입, 투자에 따른 거래액을 고정시키는 것) 비율이 20% 미만이라고 답했다. 특히 사내에 환율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8.6%에 불과했다.

김건우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원은 “최근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을 대비하여 장기적인 환리스크 관리 전략을 수립함과 동시에 기업들의 자체적인 환율 전문가 육성 및 관련 컨설팅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