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금감원 회계부정신고는 1년에 1건 꼴… 제도개선 의지 없이 면피용?

올해 2건에 평균 1805만원 포상금 지급… 회계부정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 대폭 현실화로 기업 회계부정 원천 봉쇄해야

기사입력 : 2017-12-20 06:40 (최종수정 2017-12-2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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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미국의 대형 에너지 기업인 엔론은 회계부정으로 몰락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엔론 사태는 미국 금융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고 엔론의 주가는 2001년 12월 2일 부도 신고 후 90달러 수준에서 2002년 1월에는 0.67달러로 급락했다.

지난 1996~2001년 6년 연속 포춘지의 미국의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한 엔론의 회계부정은 일반인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엔론의 전 CEO 제프리 스킬링은 중형을 선고받았다. 스킬링은 공모, 사기, 내부거래로 2006년에 유죄를 받아 24년을 선고받았으나 2013년에 10년으로 감형됐다. 그 조건으로 스킬링은 4200만 달러를 엔론 사기의 피해자에게 보상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회계부정에 대해 일반인들의 상상 이상으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엔론 회계부정에 동조했던 100년의 역사를 가진 회계법인 아더 앤더슨(Arthur Andersen)은 결국 미국 시장에서 퇴출됐다.

엔론 사태는 상장회사 재무보고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법령을 도입케 한 계기가 됐다. 2002년 7월 당시 부시 미국 대통령은 사베인스 옥슬리 법(Sarbanes-Oxley Act)에 서명했다. 이 법령은 재무기록 파괴, 수정, 날조와 주주에 대한 사기 방지에 초점을 맞췄다.

엔론 사태 이후 국내에서도 회계부정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금융감독원이 2006년부터 회계부정 신고에 대한 포상금제도를 도입해오고 있다.

금감원의 회계부정신고 포상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지급건수과 지급금액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건(3900만원), 2014년 1건(1100만원), 2016년 2건(2740만원), 2017년 2건(3610만원)으로 나타났다.

그간 10년여에 걸쳐 총 10건의 신고에 1억1360만원에 지급된 현실이다. 올해의 경우 신고 건수당 평균 1805만원의 포상금이 주어진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회계부정신고 포상금제도를 도입한 후 지급건수 및 지급금액이 꾸준히 증가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1년에 1건에 불과한 신고건수와 평균 1136만원에 달하는 포상금 규모를 바라보는 시각은 결코 곱지는 않다.

1년에 1건 밖에 되지 않은 회계부정신고를 받기 위해 회계조사국의 담당자들에게 이 업무를 그대로 맡겨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회계조사국에서는 회계부정신고에 대한 업무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과제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조원에 달하는 분식회계는 주식투자자들을 멘붕으로 몰아넣었고 산업은행으로부터 조 단위의 자금을 수혈 받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900% 상당의 자본감소를 해야 했고 국민의 혈세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대우조선해양의 회계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에 대해서는 회계부정을 묵인했다는 점을 들어 1년간 영업정지가 내려졌으나 엔론 사태의 회계법인 아더 앤더슨의 사례와 비교할 때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올해 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와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한국항공우주의 개인투자자들도 피눈물을 흘릴 수 밖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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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내놓으라하는 기업의 회계 실상은 곳곳에서 누수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지만 1년에 1건 꼴로 접수되는 회계부정 신고를 보면 금감원은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형국이다.

금융감독원은 회계부정신고 포상금을 받은 제보자들이 공통적으로 상장법인의 회계처리기준 위반혐의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여 관련 증빙과 함께 제보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 제보를 근거로 해당 회사에 대하여 감리를 실시했고 감리결과 회계처리기준 위반사항이 발견되어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을 거쳐 과징금 부과, 검찰고발, 감사인 지정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2017년 11월 9일부터 회계부정행위 신고포상금 최고한도를 현재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10배 상향했고 이날 이후 신고분부터 적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회계분식이 수많은 투자자, 채권자, 거래처 등에 피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국가 신뢰도마저 저하시킬 수도 있는 점을 감안해 회계부정 신고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포상금액을 대폭 현실화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회계부정을 신고한 내부신고자의 경우 향후 직장생활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국세청과 협의해 회계부정으로 인한 추징금의 10~20% 상당을 신고인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회계부정을 잡아내 세수를 올리게 되면 나라살림도 나아지고 신고자에게도 생활자금이 될 수 있고 무엇보다 회사 내부에서 회계부정을 저지르겠다는 의도를 사전에 원천 봉쇄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성 기자 kimds@ 김대성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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