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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2심] 최순실, 삼성 몰래 말 교환 시도… 재판부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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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2심] 최순실, 삼성 몰래 말 교환 시도… 재판부 판단은?

최순실·정유라 모녀가 밝힌 말 실소유주=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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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20일 마필 실소유주인 삼성 모르게 말 교환을 시도했다고 인정했다. 최씨는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 1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은 취지의 진술을 했다.

1심 재판부는 삼성이 지난해 8월22일 독일의 말 중개상 ‘헬그스트란’과 체결한 계약을 허위로 봤고 이 부회장에게 범죄수익 은닉 혐의를 적용했다. 이 계약이 실제로 진행됐다면 최순실씨가 같은해 9월말 마필 교환계약을 하지 않았을 것이란 판단이다.
하지만 해당 혐의는 최씨의 진술로 2심에서 번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씨는 마필 살시도와 비타나V를 블라디미르와 스타샤로 교환하려 했다. 67만유로의 차액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삼성 측에 알리지 않은 이유는 블라디미르 등의 마필이 시장에 갑자기 나왔기 때문이다. 최씨는 그랑프리급 말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곧바로 교환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당시 삼성이 승마 지원을 끊는다고 했기 때문에 급하게 말 교환을 시도했다”며 “비록 말의 소유주가 삼성에 있음을 알았지만 블라디미르와 스타샤를 얻기 위해 급하게 일을 진행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재판기간 내내 논란이 된 마필 소유권은 최씨의 증언으로 더욱 확실해졌다. 그는 말의 실소유주가 삼성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최씨의 딸 정유라의 법정 진술과도 일치한다. 정씨는 지난 7월 12일 이 부회장의 1심 38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적으로 말을 구입하기 어려워 삼성 소유의 말을 빌려 탔다’고 증언했다.

당시 정씨는 “삼성이 승마 지원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말을 구입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삼성이 말의 소유권을 가지고 선수에게 사용하도록 빌려준 것이다. 최순실도 삼성에 빌린 말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삼성과 코어스포츠가 지난 2015년 8월 26일 체결한 용역계약서에도 말 주인은 삼성이라고 명시돼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계약서가 범죄를 은닉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마필이 삼성 소유라는 것을 입증할 자료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 측은 특검이 밝힌 논리가 근거가 없다고 강조한다. 특히 계약서 문구에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뜻인 논바인딩(Non-binding)이 명기된 것이 승마 지원이 뇌물공여가 아니었음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뇌물을 주고자 했다면 해당 계약서에 논바인딩 문구를 추가할 이유가 없다는 것.

마필 소유권은 삼성의 승마 지원이 ‘불법’인지 ‘합법’인지를 가르는 분수령이다.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 측에 말을 지원하며 소유권까지 넘겼다고 판단한다. 대여 형식이 아닌 소유권까지 넘어갔다면 지원이 아닌 뇌물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최순실·정유라 모녀의 증언과 용역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을 통해 마필소유권이 삼성에 있었음이 분명해졌다. 이를 2심 재판부가 인정할 경우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뇌물과 범죄수익 은닉 혐의는 무죄로 판결날 공산이 크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