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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 화재 등 잇단 건설사고 원인은 안전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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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 화재 등 잇단 건설사고 원인은 안전불감증?

25일 오후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화재로 1명이 목숨을 잃고 14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25일 오후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화재로 1명이 목숨을 잃고 14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25일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SK뷰 레이크타워’ 건설현장에서 원인불명의 화재로 인부 1명이 죽고 14명이 다쳤다. 타워크레인 사고 등 잇단 건설현장 사고에 안전불감증이 유력한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원남부경찰서는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26일 광교 화재 현장을 감식했다. 감식 후 경찰은 이번 화재의 원인을 ‘용단 작업 중 사고’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이번 화재 당시 지하 2층에서 용단 작업을 하던 2명의 인부들에게 ‘용단 작업 중 사고’ 진술을 확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당시 1명은 용단 작업을, 다른 1명은 화기 감시의 역할을 각각 맡아 2인 1조로 일했다.

불은 이들이 산소절단기를 이용해 철골 구조물을 자르는 과정에서 튄 불똥이 작업 현장과 뒤쪽으로 3m가량 떨어진 곳에 쌓여 있던 스티로폼 단열재에 떨어지면서 시작됐다.

단열재가 불에 휩싸이자 이들 작업자는 현장에 있던 30㎏짜리 소화기 2개를 이용해 곧바로 진화에 나섰고 안전관리자 2명도 가세했으나, 초기 불길을 잡는 데 실패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들은 “방화포를 (산소절단기의) 앞쪽과 옆쪽에 설치해 놨는데, 불똥이 뒤쪽으로 튀면서 불이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접 작업 중 화재는 건설 현장 화재 원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서울시 내 건축공사장에서는 매년 100건에 육박하는 화재가 발생한다. 이중 용접·절단·연마 작업공정에서 발생하는 화재가 182건(38.9%)로 가장 많았다. 담배꽁초(81건, 22.8%), 전기적요인(40건, 10.5%)이 각각 뒤를 이었다.

현행법은 공사현장에 임시 소방시설을 설치하고 유지·관리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차 조치명령, 2차 조치명령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현장 관계자들은 이 같은 안전조치가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지적한다.

건설현장 한 근로자는 “안전수칙을 하나하나 다 지키기에는 작업량에 비해 시간이 촉박하다”면서 “안전수칙 다 챙기면 일 못한다. 다 ‘괜찮다’고 생각하고 안전장치 확인을 제대로 안하거나 해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장 작업자의 안전불감증도 문제지만 업체의 안전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대로 된 안전교육과 사후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사고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건설현장 근로자는 “근무시간에 술을 들고 들어오는 분들도 있다. 현장관리자들이 가끔 짐을 체크하기는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합동감식반은 현장에서 수거한 단열재와 전기 배선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