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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일대일로 전략 '고속철도 굴기' 닻올려… 日∙ 獨 고속철 사고 부각시켜 경쟁력 어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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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일대일로 전략 '고속철도 굴기' 닻올려… 日∙ 獨 고속철 사고 부각시켜 경쟁력 어필

일 신칸센 '대차 균열' 사태 및 독일 ICE는 '지연' 사태 강조

중국이 '고속철도 굴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일본과 독일의 사고를 발판삼아 중국 고속철도 경쟁력을 어필하는 데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국립철도국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고속철도 굴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일본과 독일의 사고를 발판삼아 중국 고속철도 경쟁력을 어필하는 데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국립철도국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중국이 '고속철도 굴기(堀起·우뚝 섬)'에 본격 나섰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의 기반 사업으로 해외에서 공격적으로 추진해 온 고속철 건설 사업이 최근 일본과 독일에서 연이어 발생한 고속철 사고를 발판삼아 중국 고속철도 경쟁력을 어필하는 데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11일 일본의 신칸센 '노조미 34호' 대차 프레임의 두 측면에 14㎝의 큰 균열이 발견됐다.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일본 교통안전위원회는 신칸센으로서는 처음인 중대 사고로 인정하고 조사를 진행, 지금까지 약 50년간 무사고를 자랑해온 신칸센의 자존심을 구길 만한 충격적인 뉴스였다.
그러나 이 소식은 신칸센을 최대의 라이벌로 여기고 있는 중국에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익한 전술로 채택되었다. 그리고 중국 정부의 정책과 경제∙사회적 발언을 풀이하기로 유명한 미디어 진러터우탸오로 하여금 "최근 일본과 독일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공짜로 중국 고속철도를 선전해 주었다"고하는 기사를 게재하도록 했다.

기사는 "중국 인터넷상에서는 중국 고속철도가 이미 신칸센의 기술력을 넘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견해를 시작으로, 동시에 고속철도 기술 랭킹 상위국을 따진다면 '일본, 중국, 독일, 프랑스' 4개국으로 좁힐 수 있으며 특히 그동안 '사고율 제로'를 자랑하던 일본이 가장 뛰어나다고 칭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후부터 철저하게 양국에서 발생한 사고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독일은 그동안 "시계를 대신할 만큼 정확"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었지만 "독일 고속열차 ICE는 최근 지연 사태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11월 8일에도 2시간가량 지연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1988년 ICE 탈선 사고도 언급하며 독일 제품에 대해 중국인이 너무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마무리했다.

신칸센의 중대 사고에 관해서는 일본에서는 중대한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에서 영업 운전이 막 시작된 도시 간 고속철도 또한 10월 16일 운행 첫날부터 차량 내에서 누수가 발생해 망신살을 겪었다며 이 또한 일본 히타치 제작소의 차량이었음을 강조하면서 "일본 기술력이 높다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독일과 일본의 고속철도 기술력의 평가는 현재로서는 어느 쪽도 실제 현황을 증명하기 힘든 '신화'일 뿐이라는 쓴소리를 남겼다. 그리고 이와 '생생하게 대조'되는 것이 바로 중국 고속철도라고 진러터우탸오는 주장했다. "안전하고 승차감이 우수하고, 운영 시간이나 속도가 정확한 것"이 중국의 기술력이 독일과 일본을 뛰어넘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신칸센의 중대 사고에 관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며, 중국 고속철도의 선전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기뻐하는 것은 파렴치한 전술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독일과 일본 제조업 문제는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결코 중국을 탓할 수만은 없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 아래 중국이 고속철도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 강화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