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이재용 12년 구형] 박영수 특검, “수사단계부터 진실 외면”

공유
0

[이재용 12년 구형] 박영수 특검, “수사단계부터 진실 외면”

박영수 특별검사(왼쪽)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미지 확대보기
박영수 특별검사(왼쪽)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특검은 피고인들이 객관적인 증거 앞에서 겸허하게 진실 발견에 협조하기를 기대하였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수사 단계부터 항소심 공판에 이르기까지 피고인들은 계속해서 진실을 외면했다.”

박영수 특별검사(65·사법연수원 10기)가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 결심 공판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박 특검은 구형에 앞서 “오늘 이 법정은 재벌의 위법한 경영권 승계에 경종을 울리고 재벌 총수와 정치권력 간의 검은 거래를 ‘뇌물죄’로 단죄하기 위한 자리”라고 운을 뗐다.

특검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1심과 동일한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는 각각 징역 10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는 징역 7년 등 1심과 같은 형량을 요청했다.

박 특검은 구형 배경에 대해 “수사 단계부터 항소심 공판에 이르기까지 피고인들은 계속해서 진실을 외면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비롯해 피고인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승계작업 현안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부인했다”라며 “심지어 피고인 이재용은 삼성그룹 총수로서 삼성그룹 계열사 인사와 주요 경영 업무에 관여한 바도 없다고 주장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014년 9월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단독 면담한 사실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또한 박 특검은 “피고인들은 이 사건 뇌물공여 범행을 ‘사회공헌활동’이라고 주장한다”라며 “이는 진정한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모독”이라고 밝혔다. 피고인들이 최순실을 위해 고가의 말을 사주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하는 행위는 사회공헌이 아닌 뇌물공여라는 주장이다.
박 특검은 “피고인들이 최순실에게 고가의 말을 사주던 그해 삼성은 한 시민단체에 모질게 후원금을 중단했다”라고 밝혔다.

특검은 이날 삼성그룹의 앞날을 걱정하기에 앞서 오너 일가의 지배력과 그로 인한 경제적 손해를 생각해야 한다고도 했다.

박 특검은 “피고인 이재용의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과 경제적 이익은 다름 아닌 뇌물의 대가”라며 “삼성은 피고인 이재용 개인의 기업이 아니며 대한민국의 대표 기업이자 국민의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박 특검은 “이번 재판이 건강한 시장경제의 정착과 진정한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첫 발걸음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