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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중인(現重人)’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사임…"조선부문 기술 개발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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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중인(現重人)’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사임…"조선부문 기술 개발 촉구"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사진=현대중공업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사진=현대중공업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현대중공업을 떠나 그룹 지주사로 자리를 옮기는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지난 4년간 현대중공업 부회장으로 재임해온 소회를 밝혔다.

올해 말 현대중공업 부회장직에서 물러나는 권 부회장은 내년부터 현대중공업지주회사 대표이사로서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다.
권 부회장은 29일 ‘현대중공업 부회장직을 사임하면서’라는 제목의 임직원 담화문을 전달했다.

권 부회장은 담화문을 통해 “지난 4년은 오직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매진했던 시간이었다”며 “무거운 책임감 속에서 편한 길 대신 어렵고 고통스런 선택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우리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과 부동산을 매각했고, 이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도 과감하게 정리했다”며 “일렉트릭, 건설기계, 로보틱스로 사업 분할을 실시했고, 그린에너지, 터보기계, 글로벌서비스, 모스 등은 분사를 통해 분가시켰다”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지난 4년 동안 추진했던 모든 일들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불가피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직원을 향해 조선부문 기술개발을 주문했다.

권 부회장은 “내년 조선부문은 최근 수년간의 수주부진에 따른 일감부족으로 유례없이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대로 간다면 해양, 플랜트사업은 생산물량이 없어 현장이 멈출 수도 있다. 특히 세계 최고라고 자랑하던 엔진 사업마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어 하루빨리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업황에 대한 금융권의 냉정한 시각도 걱정스럽고 국가적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이나 일본, 싱가포르의 경쟁도 갈수록 힘겨워지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달리 누구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고 단지 우리 스스로의 힘만으로 이 모든 어려움을 돌파해 나가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담화문에는 권 부회장의 희망의 메시지도 담겨있다. 그는 “내년 3월 판교 R&D센터가 착공돼 2020년 완공하게 되면 현대중공업은 모든 역량을 기술과 품질에 집중하여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력 사업부문에 집중할 수 있도록 체질이 개선돼, 보다 가벼운 몸으로 더 빠르게 전진해 나갈 것”이라며 “사업 분할과 분사를 통해 독립경영체제를 구축한 회사들 또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이른 시일 내에 업계 최정상의 회사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또 노사간 화합도 강조했다. 그는 "위기 앞에서 노사가 하나될 것을 믿는다"면서 "위기 극복을 통해 모든 임직원이 다시금 세계 최고 중공업그룹의 일원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현대중공업지주회사(가칭) 대표이사로서 새로운 미래사업 발굴과 그룹의 사업재편, 대외활동에 전념할 예정”이라면서 “입사 이래 지난 40여 년을 그렇게 살아왔듯이 앞으로도 영원히 ‘현중인(現重人)’으로 살 것”이라고 말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