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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 TV 이제 시작인데 성큼 다가온 '8K 시대'… 4K 계륵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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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 TV 이제 시작인데 성큼 다가온 '8K 시대'… 4K 계륵되나

8K 제품 상용화되면 4K 입지 위태

LG디스플레이가 지난 1일 세계 최초로 공개한 88인치 8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세계에서 가장 크고 해상도가 높은 OLED 패널이다.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가 지난 1일 세계 최초로 공개한 88인치 8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세계에서 가장 크고 해상도가 높은 OLED 패널이다.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글로벌이코노믹 신진섭 기자]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인 ‘CES 2018’에서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샤프 등 주요 패널 제조사들이 8K 화질 TV를 공개해 올해가 ‘8K 시대’ 원년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해 시작된 4K 규격 도입이 마무리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8K의 흐름이 거세지자 4K가 계륵 신세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CES 2018’, 8K로 불붙다


8K(7680×4320)는 풀HD(1920×1080)보다 16배, UHD(4K, 3840×2160)보다 4배 더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업계는 8K가 영화, 게임, VR(가상현실) 등 콘텐츠의 한계를 넘어서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8에서 세계 최초 8K 화질의 88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개한다.

LG전자 측은 “현존하는 올레드 TV 라인업에서 가장 큰 초대형이자 초고해상도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8K 시대를 앞두고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에 비해 올레드가 섬세한 화질을 구현하는 데 기술적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을 불식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8K QLED TV를 CES 2018에서 처음 선보일 계획이다. 대만 홍하이가 인수한 일본 샤프도 3년 만에 CES에 참가해 8K TV ‘아쿠오스(Aquos) 8K’를 전시한다.

◇HDMI 2.1, 최대 10K까지 지원 가능


최근 HDMI 규격을 만드는 HDMI 포럼이 대역폭을 확장해 8K를 지원하는 차세대 HDMI 규격 ‘HDMI 버전 2.1’을 공개한 것도 8K 시대를 뒷받침한다.
HDMI는 PC나 모바일 기기, 콘솔 게임기와 TV, 프로젝터, 모니터 등 여러 기기에서 영상과 음성을 주고 받는데 쓰이는 규격이다.

HDMI 2.1은 최대 10K 해상도까지 지원 가능하며 명암비를 더 높인 다이내믹 HDR도 지원한다. HDMI 2.1은 올해 상반기 관련 규격에 따른 시험을 거쳐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중 상용화될 전망이다.

◇4K도 마무리 안됐는데… 8K로 대세 넘어가나


8K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며 4K의 입지가 위태로워졌다. 8K 제품이 상용화하면 소비자들이 4K에 느끼는 매력은 상당 부분 감소할 것이 분명하다.

국내 방송사는 지난해부터 4K급 초고화질(UHD) 송출을 시작했지만 아직도 ‘완성’이라고 칭하기엔 미진하다. 작년 5월 수도권 지상파 UHD 방송을 시작으로 지난달 말부터 광역권과 강릉 평창 원주 등에서도 UHD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KBS는 UHD 전국권 송출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주요 거점 지역 8개 송신소에 80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송신기를 설치해왔고 최근 UHD 송신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비자 반응은 미지근하다. UHD 콘텐츠를 시청하려면 UHD TV를 통해 안테나를 연결하거나 별도의 셋톱박스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2017년 이전 출시된 TV는 송출방식이 유럽식이어서 미국식으로 도입한 한국 UHD 방송을 볼 수 없다. UHD 지원 TV라도 별도의 수신장치(셋톱박스)를 설치해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UHD 수신이 가능한 미국식 UHD TV 판매량은 11만대에 불과하다.

UHD TV를 구입해도 볼 수 있는 콘텐츠의 양이 한정적이다. 2018년 기준 지상파 방송사의 UHD 방송 의무편성 비율은 10%에 불과해 90%의 콘텐츠는 HD방송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이마저도 대부분의 콘텐츠가 평창동계올림픽 중계에 집중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지상파 3사는 향후 각각 수백억 원의 비용을 지출해 4K UHD 방송 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지만 정작 시장은 8K로 성큼 나아가고 있다.

◇일본, 8K 2020년 상용화 전망… 한국 주도 4K 시장 뒤집기

일본은 NHK를 중심으로 8K 기술 상용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에 뒤진 4K급 TV를 건너뛰어 8K 해상도로 역전하겠다는 계획이다.

4K 시장을 선점한 국내 기업들을 앞서겠다는 해외 경쟁사들의 기술 개발이 8K TV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고 있는 배경이다.

NHK 지난 2014년 지상파 방송을 상정한 8K 장거리 전송 실험에 성공한 데 이어 작년부터 8K 시험 방송에 나섰다. 일본은 오는 2020년 동경 올림픽을 기점으로 8K TV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일본의 전자업체 파나소닉과 소니 등이 NHK를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연합도 형성됐다. 전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 압축 기술, 음향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 처리용 반도체를 공동개발하기 위해 후지쓰와 파나소닉의 대규모 집적회로(LSI) 사업을 통합한 소시오넥스트도 가세했다. 소시오넥스트는 지난 2016년 HEVC 코덱에 대응한 8K UHD 영상 디코딩을 하나의 칩에서 처리 가능한 LSI 'SCH801A'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샘플 제품에 의한 디코딩 동작 확인에 성공한 바 있다.

이밖에 대만의 이노스, AUO와 중국 BOE, 차이나스타 등도 8K 제품군을 양산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8K LCD 시장이 2019년부터 개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패널업체들은 올해 8K TV 패널을 10만대 출하할 계획이다. 8K TV는 2019년에는 80만대, 2020년에는 210만대, 2012년에는 33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