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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中게임이 몰려온다①] 거세지는 중국 게임 영향력… 2018년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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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中게임이 몰려온다①] 거세지는 중국 게임 영향력… 2018년도 계속된다

작년 다수의 중국 게임들이 모바일 오픈마켓 차트 상위권을 점령했다. 인력, 기술력, 자본의 삼박자를 갖춘 중국게임이 2018년에도 한국 시장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미지 확대보기
작년 다수의 중국 게임들이 모바일 오픈마켓 차트 상위권을 점령했다. 인력, 기술력, 자본의 삼박자를 갖춘 중국게임이 2018년에도 한국 시장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중소개발사 게임보다 웬만한 중국 게임을 사서 국내 유통하는 게 남는 장사에요. 같은 질이라면 10분의 1 가격인 경우도 많아요.”

“중국 게임에 대한 한국 이용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매출 순위만 봐도 답이 나옵니다.”
“인력, 기술력, 자본까지 삼박자가 갖춰져 있습니다. 한국보다 중국 게임 개발력이 낫다고 하는 얘기도 업계에서 많이 나오죠.”

중국 게임의 부상에 대한 한국 중소 게임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들의 말처럼 2017년 한국 게임계는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권, ‘Made in china’ 수두룩


중국 게임 유통사 산둥 글로벌이 작년 6월 미소녀를 앞세운 ‘소녀전선’을 직접 국내 유통하며 게임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소녀전선은 총기를 여성화한 캐릭터로 마니아층을 공략해 앱 마켓 매출 상위권에 진입했다.

산둥 글로벌은 지난해 10월 미소녀 액션 게임 ‘붕괴3rd’로 국내 앱 마켓 매출 순위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려냈다. 화려한 액션, 수집욕을 자극하는 캐릭터들로 국내 이용자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산둥 글로벌은 지난해 11월 구글플레이 업체별 매출에서 4위를 기록했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주 3대장의 자리를 넘볼 위치까지 성장했다.

카카오도 작년 8월 중국 대형 게임 개발사 넷이즈의 수집형 RPG ‘음양사’를 국내 유통했다. 카카오가 단독 유통권을 위해 넷이즈 측에 지불한 금액은 1000만달러(약 108억)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양사를 국내 유통하기 위해 카카오 외에도 넷마블, 넥슨, 네시삼십삼분(4:33) 등이 경쟁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모바일 게임업체 룽투(Longtu)는 직접 한국지사를 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룽투는 2016년 ‘검과 마법’을 매출 10위권에 안착시킨 데 이어 작년에는 국내 인기만화 ‘열혈강호’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열혈강호 for kakao’로 견실한 흥행 실적을 이어갔다.

이외에도 ‘해전 1942’, ‘대항에의 길’, ‘반지’, ‘총기시대’, DHGAMES의 ‘아이들 히어로즈(Idle Heroes)’, IGG의 ‘로드 모바일’ 등이 앱 마켓 매출 50위 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게임의 틈새 전략 ‘덕심’을 공략하라


작년 국내에서 성공한 중국산 게임들의 공통점은 ‘중국풍’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 게임의 특징인 유려한 그래픽과 섬세한 스토리에 중국의 자본과 개발력이 합쳐진데다 한국 게임의 중독성을 덧붙였다. 또 장르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모바일 MMORPG(대규모접속역할수행게임) 일변도의 한국 게임에 질려하던 한국 유저들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분석이다.

음양사는 일본만화 음양사를 기반으로 개발한 게임이다. 벚꽃, 식신, 주술 등 일본 코드들이 가득하다. 게임 내에서 중국의 느낌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 게임의 여성 이용자 비율은 50%에 육박해 다른 수집형 RPG와 차별화했다. 유화 스타일의 동양적 배경, 감정선을 중시한 스토리, 폭력적이지 않고 아기자기한 그래픽 등이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다. 그간 게임회사들이 큰 비중을 두지 않았던 여성 이용자를 공략해 매출로 연결시켰다.

지난 2016년 7월 국내 출시된 중국 모바일 게임사 기적난난의 여성향 게임 ‘아이러브니키’는 출시 1년이 지난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업데이트 때마다 매출 차트를 역주행하며 국내 대표 여성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중소게임사들도 이 게임과 흡사한 옷갈아 입히기 게임을 출시했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일러스트와 게임 개발력에서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는 한 사례다.

중국 느낌을 지우고 덕심(마니아 선호)의 틈새 시장을 저격하는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

◇2018년, 중국 게임 더 거세진다

올해에도 다수의 중국 게임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산둥 글로벌은 전함을 여성캐릭터화한 ‘벽람항로’를 1월 출시할 예정이다. 1월 25에는 넥슨이 텐센트의 무협 MMORPG ‘천애명월도’를 국내 출시한다. 이 게임은 중국풍 ‘무협’을 기반으로 해 흥행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천애명월도가 흥행하면 그간 국내 이용자들이 중국산 게임에 가져왔던 심리적 장벽이 대부분 허물어졌다고 해석될 수 있다.

플레로게임즈는 올 상반기 중 중국산 수집형 RPG를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출시 예정인 10여 개 게임 중 ‘앙상블 스타즈’와 ‘드래곤네스트M’이 중국서 개발한 게임이다. 그라비티도 자사 IP를 활용해 중국 개발사가 개발한 ‘라그나로그 M : 영원한 사랑’을 올해 국내 출시한다.

중소 게임사 관계자는 “최근 중국 게임은 완성도가 높아 단순 번역 작업만 하면 국내 출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이르면 계약 후 두세 달 후 아주 단시간에 출시할 수 있다. IP 수정에 까다로운 일본 게임과 비교했을 때 유통사 입장에서 장점”이라고 말했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