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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잡아라”... 올해도 증권사 조직개편 키워드 ‘IB’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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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잡아라”... 올해도 증권사 조직개편 키워드 ‘IB’ 강화

중소형 증권사도 IB분야 전문 인사 등용·부서 확대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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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증권사의 올해 화두도 투자은행(IB)부문 강화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초대형 IB로 지정을 위해 몸집 부풀리기 경쟁에 열을 올렸다. 올해도 열풍은 이어진다. 다수의 증권사가 지난해 말부터 IB부문 강화를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 초대형 IB지정과 관계 없는 중소형사들도 IB 강화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IB부서는 보통 기업공개(IPO), 채권발행(DCM), 주식자본시장(ECM),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인수합병(M&A) 등을 주간한다.

증권사들이 최근 IB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전체 실적에서 IB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수수료 무료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익 보전을 위해 IB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IB부문 수수료 수익은 각각 전체 수수료 수익의 22%, 19%에 달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IB부서 2개를 3개로 개편했다. IB 1본부는 기업공개, 2본부는 회사채 및 유상증자, 3본부는 인수합병과 프라이빗에쿼티 등을 담당한다.

KB증권은 3일 금융위를 통해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자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IB사업에 대한 뜻은 굽히지 않은 상태다.

KB증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시장상황 때문에 사업 진행에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시기를 고려해 다시 발행어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내부적인 재정비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IB부서 내 성장투자본부를 신설했으며 중견기업의 커버리지 확대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조직개편을 단행해 IB부문에 제3부서를 신설했다. 제3부서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목표로 인수금융, 구조화금융, PF 등에 특화된다. 이를 위해 투자금융 전문가로 꼽히는 최훈 전무를 수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기존 IB 1부서는 IPO, ECM, DCM등에 주력하고 IB 2부서는 대체투자와 인프라 금융 등을 전담할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전에 각기 다른 부문에 속해있던 인수금융과 구조화금융 등을 한 부문으로 합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또한 전체 수익의 15%를 넘게 차지한 IB 부문에 더 집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빅5 증권사 가운데 삼성증권은 아직 조직개편에 대한 계획이 없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 IB부문 수수료 수익이 326억원에 달해 전년 보다 143.8%나 급증한 바 있다. 전체 수수료 수익(2830억원)의 11.5%를 차지했기 때문에 IB부서를 강화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IB부문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경우 발행어음 사업 인가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으로 인해 난항을 겪으면서 이를 대신할 자산관리, 해외주식 중개 등 새로운 부문에 주력해왔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조직개편을 통해 IB부서 내 ECM3본부와 인프라본부를 신설했다. ECM3부는 IPO를 전담해 기업 상장을 늘려나갈 예정이며 인프라금융부는 해외 대체투자 확대에 기여한다.

초대형 IB 지정 여부와는 관계 없는 증권사들도 강화 움직임을 나선건 매한가지다.

하나금융투자는 투자금융본부를 투자금융1본부와 투자금융2본부로 확대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부동산금융본부 산하에는 ‘부동산 솔루션실’을 신설한다. 부동산금융본부는 IB업무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한다.

IB그룹장엔 배기주 하나은행 IB사업단장이 겸직을 맡는다. 통상 금융지주가 주력하는 ‘은행’계열사의 인력을 투입한다는 점은 IB부문 발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3일 권성문 현 KTB투자증권 회장의 전 지분을 매수하기로 한 이병철 KTB투자증권 부회장도 투자부문에 특화된 경영인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7월 이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한 후 이 회사의 IB부문 수익이 눈에 띄게 확대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KTB투자증권의 IB관련 수수료 수익은 회사 전체 수수료 수익의 76%를 차지할 정도로 실적향상에 기여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초대형 IB를 목표로 대형증권사 위주로 유상증자 등을 통해 4조원의 자본규모를 갖춘 바 있다”며 “올해는 중소형 증권사도 가담해 IB를 중심으로 한 체질개선으로 수익다각화에 탄력을 받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