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추위는 이들 16명의 후보 당사자에게 개별 통보해 향후 후보경쟁에 동참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윤종남 하나금융지주 회추위 위원장은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계획 및 후보추천절차’에 따라 충분한 시간과 논의를 거쳐 공정하고 투명한 유효경쟁 속에서 진행될 것이며 이를 위해 모든 진행 절차의 공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업계에서는 3연임에 도전하는 김정태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선출될 것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노조의 반대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 등이 연임 장애물이다.
최근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운동본부 소속 하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지주 지분 9.64%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과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시장 애널리스트 등에게 ‘CEO 리스크’ 의견서를 보내 김 회장과 관련한 특혜 의혹 등을 주장했다.
금융당국의 눈치도 봐야한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주요 금융지주사의 회장 선임 절차를 본격적으로 검사한다는 계획과 함께 지배구조 전반을 다루는 법률 개정 의지를 내비쳤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의 양대 수장은 지주 회장들의 ‘셀프 연임’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잇달아 밝혔다. 지난해 12월14일에는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에 경영승계 절차와 사외이사제도 등 지배구조와 관련해 경영유의 조치를 통보하기도 했다.
다행히 윤종남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이 나서 '바람막이'를 자처했다. 윤 의장은 당국의 경영승계 절차와 관련한 압박에 대해 “우리나라 특유의 관치 금융이 선진금융 도약과 규제 개혁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며 “금융이 아프리카 수준이라는 말은 관치금융 때문에 나온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적어도 윤 의장은 외부 눈치는 안보고 회추위를 꾸려갈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현 상황들을 ‘여리박빙(얇은 얼음을 밟듯 몹시 위험한 상황)’이라 인식한 듯 최근 공식 발언과 외부 일정 등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비서실도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언론과의 접촉도 삼가고 있다. 구설에 오를 만한 행동과 발언으로 꼬투리 잡힐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다. 이 같은 행보는 회장 후보 선임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