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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갈곳 잃은 복합점포 사업...대형 IB의 꿈처럼 좌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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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갈곳 잃은 복합점포 사업...대형 IB의 꿈처럼 좌초하나

국내 최초 비계열사 간 복합점포... 포부와 달리 2년간 성과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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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삼성증권과 우리은행의 복합점포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우리은행의 협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8개이던 점포가 현재 7개로 줄었으며 통합 CMA통장 잔액도 성과가 미약하다.
복합점포란 영업점 한 곳에서 은행·증권·보험 관련 업무를 전부 처리할 수 있는 점포를 의미한다. 한 장소에서 고객의 투자성향과 니즈에 맞는 최적의 종합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은행권의 넓은 고객까지 유입할 수 있는 창구로 여긴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5년 4월부터 우리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복합점포를 개설했다. 당시 ▲서울 본점 영업부 ▲광양 포스코금융센터 ▲삼성증권 삼성타운점 등 3곳을 중심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증권계열사가 없는 우리은행과 은행계열사가 없는 삼성증권 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제휴였다. 아울러 금융권 처음으로 비계열사 간 이뤄진 은행·증권 간 복합점포였다. 이후 2016년 한 해 동안 ▲목동중앙지점 ▲수원시청역지점 ▲동북아무역센터지점 ▲아시아선수촌지점 ▲판교역 등 5곳이 추가로 신설됐다. 복합점포는 8개로 늘어나며 성과가 가시화되는 듯했다.

2016년 6월까지 삼성증권에서 우리은행에 소개한 고객수는 6100명에 달하며 여수신 규모는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이 삼성증권에 소개한 주식 채권 예수금 규모도 무려 4100억원가량에 이르렀다.

그러나 2016년 10월 이후에는 1년 반 넘도록 삼성증권-우리은행의 복합점포는 새로 개설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4월엔 오히려 1곳이 줄어 7곳만 운영된다. 판교역지점 복합점포 한 곳이 삼성증권 판교WM지점으로 흡수 통합된 것이다.

삼성증권과 우리은행의 복합점포가 시너지 효과는커녕 지지부진한 이유는 수익성이 창출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공동으로 상품을 출시했던 '우리삼성CMA보탬통장'의 성장세도 주춤했다.
2016년 말까지 CMA통장 계좌는 2만2848좌(잔액 1429억원)를 기록했지만 2017년 1분기 기준 계좌는 2만3848좌(잔액 1430억원)로 미미했다. 2017년 말 기준으로는 계좌수가 2만4724좌(잔액1461억원)에 불과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약 8.2% 성장에 그친 것이다.

이에 비해 KB증권의 복합점포는 승승장구해 비율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삼성증권과 비슷한 시기인 지난 2015년 4월에 강남구 압구정로에 복합점포 1호점인 청담PB센터 영업을 개시한 후 지난해 말 기준 총 49개의 복합점포로 확대해 나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삼성증권과의 추가 복합점포 출점 계획은 없다"며 "현재 소개 영업에 대한 수수료 배분도 없다 보니 양사의 적극적인 협업이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복합점포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긴 하지만 지주사 전환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계열사와의 추가적인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통 복합금융점포 소개 영업은 은행이 증권사에 고객을 소개해주는 대신 부동산 담보 대출 등의 고객을 소개 받는 형태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은행 자산이 증권사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은 수수료 배분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과점주주에 속한 한국투자증권(4%)과 키움증권(4%), 한화생명(4%) 등을 의식해 삼성증권과의 복합점포 확장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현재 개설 예정 중인 점포는 없다"며 "양사 간 고객에게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의 제휴였다"고 전했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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