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석의 사회적경제 칼럼(10)]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세계화 정책

기사입력 : 2018-01-1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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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석 대구한의대 교수
자본주의는 사유재산제도를 근간으로 자유경쟁과 사적 이윤추구를 중심으로 하는 시장경제체제다. 발전과정에서 경쟁은 필연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양산하는데 임금노동자, 농어민 그리고 생산수단으로부터 분리된 사회적 취약계층이다. 자본주의 초기부터 이들은 저임금과 긴 노동시간에 시달렸다. 임산부와 아동 등 취약계층에 대한 노동력 착취는 심각했고, 질병과 산업재해에 노출되면서 주거나 생활환경, 보건위생 등의 사회문제가 발생했다.

자본주의 체제가 확립되고 발달하면서 나타나는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불편과 부당(不當)은 자주적인 조직체를 가지려는 욕구와 갈망과 노력으로 점철된 ‘협동조합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협동조합은 농민을 포함한 극빈 노동자로 전락한 노동자의 자연스러운 집합적 대응의 방안과 결과로 탄생한다.

‘시장경제(市場經濟)’는 사회주의 경제를 ‘계획경제(計畵經濟)’라고 부르는 데 대한 자본주의의 경제를 일컫는 말로 ‘자유 시장경제’가 시장경제의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다. 시장경제를 종종 '자본주의'와 같은 뜻으로 쓰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다. 시장경제는 분업에 의해 생산된 재화와 용역을 자유 가격체제의 수요와 공급관계로 분배하는 사회구성체다.

애덤 스미스가 말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원이 배분되는 체제로 계획경제, 혼합경제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실제로 순수한 형태의 완전한 시장경제는 존재하지 않으며, 각 국가나 사회마다 다양한 형태로 계획경제와 혼합경제를 수용하거나 병행하고 있다.

시장경제의 제도적 원칙은 사유재산권, 경제활동의 자유, 사적이익의 추구다. ‘사유 재산권’은 재산의 소유, 사용, 처분 등이 소유주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이루어진다. ‘경제 활동의 자유’는 개인이 자유롭게 경제적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을 의미하고, ‘사적 이익의 추구’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적 이익 추구를 제도적으로 보장한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그 시대의 무역장애물, 독점과 상업상의 제한을 비판하고, 자유로운 시장과 경쟁의 이점을 옹호했다. ‘시장’은 다수의 구매자와 판매자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또 누가 어떤 가격에 무엇을 사고 싶어하는지 정보를 알아내어 적합한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21세기의 시장에 대한 정보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이며 지엽적이다. 넓은 시야로 경제를 보면, 몇몇 큰 회사가 시장의 대부분을 독점한다. 또 우리가 무엇을 살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가격뿐만 아니라 시간과 장소, 일시적인 기분에 많이 좌우하는 현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시장’을 단정적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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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의 원리

시장에서 판매자와 소비자의 합의를 이끄는 것은 각자가 가진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서로가 가진 차이점으로부터 긍정적인 것을 창출해 내고, 차이가 클수록 상호 협력하게 만들며, 거래가 쉽게 이루어지도록 한다. 교환은 거래하려는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가 서로 다르게 책정하기 때문에 일어나는데 시장에서의 교환은 거래자들이 서로 돕고 협동하는 과정이다. ‘가격’은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교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인데 구매자와 판매자는 가격에 정반대로 반응하지만 ‘가격’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가격은 수요가 많은 곳을 우리에게 알려 주지만 시장에서의 독점, 담합 등은 올바른 가격을 형성하는데 장애 요인이 된다. 따라서 시장은 인간과 같이 불안정하며, 완벽하지도 않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내면을 풍요롭게 하고 자아를 성찰하는 기회를 갖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인간성을 상실하게 된다. 경쟁적 삶의 방식은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인간 삶의 의미와 능력마저 위축시켜 버린다. 능력주의는 자신의 가치를 더 크게 생각하고 포장하며 인간 삶이 언제나 성공을 향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감사, 친절, 겸손, 양심, 용기, 정의 등의 공동체적 신뢰를 떨어뜨리고 공공선, 공유, 연대, 연합, 협동 등의 사회안전망을 파괴하여 사회문제를 증폭시킨다.

시장은 중도를 배척하는 문화와 공간이 된 지 오래다. 시장경제는 경제적 효율성은 달성할 수 있겠지만 구성원 모두에게 재화와 서비스를 균등하게 배분하는 데 한계를 가지고 있다. 모든 경제 주체가 자유롭고 법 앞에 평등하다고 전제하지만 실제로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있고, 타고난 능력과 소질도 제각기 달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돈과 상품의 지배를 받게 되는 인간 소외(비인간화)가 나타나고, 지나친 사적 이익추구로 인해 사익과 공익이 대립하기도 한다.

주류경제학에서 ‘인간’은 자율적이고, 이기적이며, 물질적인 존재라고 가정하면서 가격에 반응하는 이기적 인간들이 ‘시장’에서 최선을 다해 경쟁하기 때문에 ‘시장경제’는 효율적이며,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개인의 이익 추구가 사회 전체의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사회에 해로운 현상으로 확인된 사실이 부지기수다. 이러한 상태를 ‘자본주의가 사회적 딜레마에 빠졌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에 대한 해법을 ‘사회적경제’에서 찾을 수 있다. ‘사회적경제’에서 ‘인간’은 상호 호혜적 존재이거나, ‘윤리적 이원성(이기심, 호혜성)을 가진 존재라고 가정하면서 ‘이윤’과 ‘경쟁’이 사람들의 도덕적 수준을 낮춘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제도와 사회적 규범의 환경을 갖출 수만 있다면, 공공성이나 사회정의를 확보한 협동사회와 공동체 경제조직은 가능하며, 그것이 바람직한 사회공동체라는 것이다.


조재석 대구한의대 사회적경제 교수('응답하라 사회적경제' 저자) 조재석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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