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하나금융 회추위, 회장·임원추천위 구성 다양화 해야"…국회 토론회

공유
8

"하나금융 회추위, 회장·임원추천위 구성 다양화 해야"…국회 토론회

하나금융, 금융당국 일정 중단 '권고'에도 후보군 면접 '강행'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진선미, 제윤경, 김해영 의원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주최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진선미, 제윤경, 김해영 의원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주최했다.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검찰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3연임을 노리는 김 회장이 재임 기간 중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최고경영자(CEO)직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진선미, 제윤경, 김해영 의원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주최했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로 참석한 권영국 변호사(경북노동인권센터장)는 김정태 회장이 은행법 위반죄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다면 CEO 자격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 5조 제1항 제5조는 '이 법 또는 금융관계법령에 따라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은 금융회사의 임원이 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제 2항에서 임원으로 선임된 사람이 위와 같은 경우에 해당할 경우 그 직을 상실한다고 정하고 있다.

권 변호사는 "검찰이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선고 이후 관련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를 예고했는데 김 회장에 대한 수사도 이뤄질 것"이라며 "김 회장이 만약 은행법 위반죄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날로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대표이사직을 상실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하나 변호사(금융정의연대)는 하나금융지주의 회장추천후보위원회 구성과 운영구조의 한계를 지적하며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김 변호사는 먼저 현 회추위가 구성상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친(親)경영진' 성향의 인사들로만 구성돼 있어 김 회장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보았다.

그는 "비록 회추위에서 김 회장이 배제됐다 해도 이미 선임된 사외이사들로 회추위를 구성하는 한계가 명백히 존재한다"며 "현 하나금융 회추위는 대기하고 있던 친 경영진 성향의 또 다른 이사가 그 자리를 대신해 정해진 의사결정을 반복하는 형태를 취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회추위 운영상의 한계도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일정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회추위가 언급한 '심층평가, 평판 조회, 심층 인터뷰와 프레젠테이션'이 충실하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상당한 의문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또한 회추위 일정을 작년보다 한 달이나 앞당겨 진행하는 것은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에 대한 판결 선고를 의식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회장을 후보로 재차 확정하고자 하는 회추위 입장에서는 판결 선고일 이전에 후보를 결정해야 이상화 인사비리 등 각종 의혹들을 후보 선정과정에서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면피를 할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하나금융과 관련해 가장 시급하게 시정이 이뤄져야 하는 것은 금융지주회사 회장 후보군 자격과 최종 회장 후보 선정절차를 명확히 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기존 CEO의 참호 구축을 견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회장·임원추천위 구성을 다양화하는 것으로, 현 경영진이 최종 후보에 포함되는 경우 의사결정 과정에서 현 경영진을 배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차기 회장 선임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 회추위에 후보자 인터뷰 일정을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 회추위는 당국의 이러한 권고를 무릅쓰고 15일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후보군 면접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는 16일까지 면접을 진행해 3∼4명의 최종후보군을 선정한 뒤 오는 22일 차기 회장 단독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면접 대상자에는 김 회장과 함 행장 등이 포함됐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