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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우리은행, 외부 영업 등 총력… 국민·하나은행, 집안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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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우리은행, 외부 영업 등 총력… 국민·하나은행, 집안일 집중

시중은행 ‘4사 4색’… ‘따로 또 같이’ 행보 눈길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왼쪽부터), 위성호 신한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왼쪽부터), 위성호 신한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신한·우리·KB국민·KEB하나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이 '4사 4색' 속에 '따로 또 같이'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기관영업과 글로벌 부문에서 한 단계 도약을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면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각각 임금피크제 조정 여부와 회장의 연임 등 '집안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경영전략 중 하나로 기관영업 강화를 내건 신한은행은 최근 대학 내 입점에 성공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우리은행이 맡고 있던 홍익대학교에 주거래은행으로 선정, 입점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입점한 대학이 30곳, 협약대학은 41곳으로 동률을 기록하며 은행권 공동 1위가 됐다.

신한은행은 향후 10년간 홍익대학교의 등록금 수납, 스마트카드(학생증)시스템 운영과 전반적인 금융업무 및 행정업무 지원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학 내 주거래 은행으로 입점하면 교직원 등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고객과 미래의 직장인인 학생들을 장래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김해국제공항의 영업점 및 환전소 운영사업자에 선정되기도 했지만 5년간 맡았던 경찰공무원 대출사업권을 KB국민은행에, 600조원 규모의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자리도 10년만에 우리은행에 내주는 등 몇몇 굵직한 기관영업 사업장을 다른 은행에 내준 바 있다.

앞서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대기업·기관고객 영업에 있어서 긴밀한 협업과 촘촘한 영업을 통한 토털마케팅(Total Marketing)을 바탕으로 신한이 지켜온 은행권 최고의 영업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올해 만큼은 영업력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번 주거래은행 탈환이 더욱 의미있는 이유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나름대로 전략과 목표를 설정하고 이번 주거래은행 경쟁에 임했다”며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임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같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해외 시장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동남아 시장을중심으로 해외 네트워크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는 손 행장이 신년사를 통해 제시한 5대 경영전략 중 하나는 현지 맞춤형 영업을 통한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와 괘를 같이 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최대 25개국, 301개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손 행장은 1분기 중 여기에 200개를 더해 500개의 해외망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우리은행은 현재 인도와 동남아 국가에서마이크로파이낸스 등 여신전문업체 두 곳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200개의 네트워크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와도 협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손 행장은 지난 17일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중 하나인 칼라일그룹 공동창업주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공동회장을 만나 주요사업에 관한 협의와 파트너십 강화를 논의했다.

반면,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집안일에 역량을 집중하는 양상이다. KB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 조정을 놓고 노조측과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으며, KEB하나은행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두고 노동조합 측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는 모양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일찌감치 '노조위원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노사 관계를 잘 이끌어 나갈 적임자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최근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의 최근 7차 임원급 교섭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내달부터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3연임에 성공했으나 김 회장의 연임을 사실상 반대한 금융당국과의 관계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김 회장의 3연임에 대해 “(김 회장은) 무자격 회장 후보로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한 만큼 김 회장과 반목해 온 노조와의 관계 정립도 풀어야 할 숙제로 거론된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