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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삼성전자,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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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삼성전자,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다

데스크 칼럼 - 김대훈 기자
데스크 칼럼 - 김대훈 기자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단연 주목받은 업체는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가장 큰 규모의 전시장과 그에 걸맞은 취재단을 이끌며 미국 현지에서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이른바 ‘큰손’이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The Wall’은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인의 찬사를 얻었다. ‘역시 삼성’이라는 말이 곳곳에서 튀어나왔다.

실제로 CES 전시관에서 공개하기전 삼성은 해외 언론들을 상대로 하루 먼저 전시품을 공개했다. 이른바 ‘2018 First Look’ 행사였다. 글로벌 언론인 300여 명을 초청해 하루 먼저 공개하는 행사였다. 그만큼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오히려 한국 언론이 초라할 느낌이 들 정도였다. 글로벌 언론인들의 취재 열기가 상상 이상으로 뜨거웠다.

삼성전자는 정말 글로벌 회사라는 느낌을 직접 경험해 보니 솔직히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부인할 수 없는 팩트였다.

사실 30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를 주름잡았던 회사는 SONY였다. 특히 SONY, AIWA, Panasonic 등 일본 회사 제품들이 그야말로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갖고 싶어하는 전자제품을 하루가 멀다하고 출시됐다.

그러나 CES 2018의 주인공은 한국 기업이었다. 불과 20여 년 만에 가전업계의 지존이 일본기업에서 한국기업으로 옮겨졌다. 물론 SONY 전시관도 많은 사람들이 찾았지만 현지에서 확인해 본 결과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는 관람객에 비하면 초라할 정도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전시관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 세계인이 다 모여 한국제품을 보면서 연신 감탄사와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 줄을 서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글로벌 기업으로 크는 동안 또 무섭게 크고 있는 기업은 이제 중국 기업이다.

솔직히 CES 2018에서 본 중국 전시관은 우리나라 기업에 크게 위협이 되지 않아 보였다. 전시품들도 한국 제품과 비교해 수준이 떨어졌고 방문객 수도 비교가 안 될 정도였다. 비교가 되는 것은 전시관 크기 정도였다.

전시 내용도 삼성전자를 따라오는 수준으로 중국 평면 TV 크기 자체도 삼성전자와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솔직히 이 정도면 우리나라가 중국을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무시하는 마음이 있었다. 한편으로 ‘안심이 됐다’는 말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임원의 생각은 달랐다.

중국 업체가 정말 턱 밑까지 쫒아온 것인가 그래서 위기감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삼성전자 상품전략팀장은 “진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진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중국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큰 경쟁력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중국제품을 살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더 차별된 부분을 찾아서 연구하고 라이프 스타일과 연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진심으로 말했다. 절대 웃지도 않았다.

30년 전 삼성전자의 전략을 그대로 중국이 답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성비 싸움에서 일단 승리한 뒤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추구한 삼성의 전략이 지금 적중했다.

1등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10년 뒤, 20년 뒤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소비자의 입맛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그 입맛을 놓치는 순간 바로 뒤처지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현재는 일등이겠지만 무섭게 쫓아오는 경쟁자들의 도전이 정말 만만치 않다.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피나는 노력과 연구밖에 답이 없다. 최고 경영자가 어떻게 되는지 신경쓸 겨를도 없는 것이다.

CES 2018을 직접 보면서 든 생각은 앞으로 50년 이상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의 가장 큰 손이 계속 우리나라 기업이 됐으면하는 바람이었다. 아니 100년이 넘었으면 좋겠다.


김대훈 기자 bigfire2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