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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 묘한 셈법]➀ 건조기, 전기료 117·130원에 가려진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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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 묘한 셈법]➀ 건조기, 전기료 117·130원에 가려진 뒷면

실제 계산된 전기료 보다 겸손하게 밝힌 금액

인버터 모터와 컴프레서가 탑재된 2018년형 삼성전자 건조기 신모델.이미지 확대보기
인버터 모터와 컴프레서가 탑재된 2018년형 삼성전자 건조기 신모델.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전기료는 가전제품을 선택하는 큰 기준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제품 1회 사용 시 사용되는 전기량을 고지하고 에너지소비 효율 등급이 표시된 스티커를 제품에 반드시 부착한다. 경쟁사에 비해 전기료가 낮게 책정된 제품은 대대적으로 마케팅에 활용되기도 한다.

<편집자주>


‘1가구 1건조기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의류건조기 시장 규모는 2016년 10만대에서 작년 60만대로 6배가량 늘어났다. 중국발 초미세먼지와 장마 등으로 수요가 급증해 연간 6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열린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건조기 시장의 핵심 주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인버터 모터와 컴프레서를 적용한 전기건조기 신모델을 출시했다. LG전자도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를 적용한 신제품으로 맞불을 놓았다.

가전업계는 건조기를 '인생 최고의 아이템'을 뜻하는 신조어인 ‘인생템’이라고 홍보한다. 소비자 역시 건조기가 인생템이라는 것에 대부분 동의한다. 하지만 전기료 폭탄을 맞을까 두려워서 구입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주택용 저압 전력 기준으로 200㎾h까지 1㎾h 사용금액은 93.3원이다. 200~400㎾h 구간은 187.9원이다. 삼성전자는 월 소비 전력량 201~300㎾h 구간을 기준으로 표준코스 5kg 빨랫감 건조시 전기료가 130원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4인 가구는 주 2회씩 빨래·건조를 한다. 월 10회 사용 시 소요되는 전기료는 1300원이다.

삼성 건조기는 표준코스-에코모드 기준으로 1회 사용 시 0.69㎾h의 전기량이 사용된다. 실제 전기료를 계산해보면 삼성이 밝힌 130원 보다 약 30원 싼 100원이다. 월 10회 기준으로 1009원이 발생한다.

삼성전자 건조기는 지난해 말 영국에서 ‘올해 최고의 대형가전’으로 선정됐다. 영국의 가전·IT 제품 평가 전문지 트러스티드 리뷰가 삼성 건조기를 최고 대형가전으로 뽑았다.

트러스티드 리뷰는 “삼성 건조기는 뛰어난 성능과 유용하고 편리한 기능을 두루 갖췄다”며 “에너지 효율도 탁월해 그간 평가한 제품 중 유지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결점 없는 제품”이라고 호평했다.

이 매체는 삼성 건조기의 ▲대용량 건조 ▲우수한 성능 구현 ▲80% 이상 건조 시 알려주는 ‘믹스드 로드벨’ 기능 ▲2중 필터 등을 높게 평가했다.

LG전자 트롬 건조기 신제품이 지난 15일 창원2사업장 건조기 출하장에서 배송차량에 실리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 트롬 건조기 신제품이 지난 15일 창원2사업장 건조기 출하장에서 배송차량에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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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트롬 건조기가 세탁물 5kg을 표준코스로 건조할 때 전기료 117원이 사용된다고 밝혔다. 월 소비 전력량 201~400㎾h 고압·저압 주택 전기료의 평균치다. 월 10회 사용시 전기료는 1170원이다.

이 제품은 1회 건조 시 0.7㎾h이 사용돼 10회 작동 시 7㎾h의 전력이 소모된다. 그러나 고압·저압별 기본요금과 부가세, 기반기금 등을 종합해보면 한 달 사용료는 약 1045원이다. LG전자가 밝힌 1170원에 비해 125원 저렴하다. 삼성과 LG 모두 실제 계산된 전기료 보다 약간 높게 1회 전기료를 알렸다. 전력 계산시 고압·저압 전력량, 사용자의 이용패턴 등에 따라 고지서에 나오는 금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LG 트롬 건조기의 대표기술은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다. 건조기의 핵심부품인 컴프레서에 냉매 압축장치인 실린더가 2개 장착된 것. 기존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에 비해 한 번에 압축할 수 있는 냉매량이 15%가량 늘어나 효율과 성능이 높다. 건조기에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이 적용된 것은 국내 가전업계 중 LG전자가 유일하다.

한편 작년 60만대 수준에 머물렀던 국내 건조기 시장은 올해 약 70%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건조기 100만대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