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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 묘한 셈법]➁ LG 에어컨, 1일 전기료 500원?… 계산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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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 묘한 셈법]➁ LG 에어컨, 1일 전기료 500원?… 계산해보니

LG 그램서 시작된 ‘겸손 마케팅’ 여전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왼쪽)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휘센 씽큐 에어컨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왼쪽)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휘센 씽큐 에어컨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전기료는 가전제품을 선택하는 큰 기준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제품 1회 사용 시 사용되는 전기량을 고지하고 에너지소비 효율 등급이 표시된 스티커를 제품에 반드시 부착한다. 경쟁사에 비해 전기료가 낮게 책정된 제품은 대대적으로 마케팅에 활용되기도 한다.

<편집자주>


에어컨은 과거 부의 상징이자 전기 낭비의 주범으로 꼽혔다. 국내 최초의 에어컨은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가 1968년 제작한 ‘GA-111’이다. 에어컨에 대한 개념이 국내에 없던 시절,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가전제품으로 시장에 등장했다.

에어컨이 국내에 첫 선을 보인지 50년이 지났다. 이 기간 제품 성능이 향상된 것은 물론 ‘전기 먹는 하마’라는 오명도 어느 정도 벗었다. 하지만 누진제 같은 여러 악재 등으로 ‘전기료 폭탄’은 여전히 공포의 대상이다.

LG전자는 지난 18일 인공지능 플랫폼 ‘딥 씽큐’가 적용된 ‘휘센 씽큐 에어컨’ 신제품을 공개했다. LG전자는 한 달 전력소비량이 300kwh인 가정에서 하루 8시간 사용할 때 한 달 전기료가 1만5160원 나온다고 설명했다. 1일 전기료가 500원 발생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 셈법은 묘한 점이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휘센 씽큐 에어컨을 하루 8시간씩 30일 사용했을 때 소요되는 전기량은 70.8kwh다.

가정에서 한 달 간 370.8kwh의 전기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요금은 약 5만9536원이다. 역산하면 휘센 에어컨을 사용하는데 소요되는 요금은 1만1367원, 1일 전기료는 378원에 불과하다. LG전자가 알린 정보보다 실제 지불해야 하는 전기료가 약 25% 저렴하다. 그간 LG전자가 취해온 마케팅 방식과 비슷한 모습이다.

LG전자는 지난 2016년 ‘그램 15’를 발매할 때 제품 무게가 980g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들이 제품의 무게를 재보니 950g에 불과했다. 다른 그램 시리즈 역시 970g을 넘지 않았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겸손 마케팅’을 펼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전자 관계자는 “2016년 이후 ‘전기료 폭탄’이라는 단어를 언론 등에서 접하기 어렵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에어컨 사용 전기량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 무풍 에어컨은 신형 열교환기 기술과 초절전 인버터 기술로 사용면적 58.5㎡급에서 지난해 국내 최고 에너지 소비효율을 달성했다. 이 제품은 일반 정속형 에어컨에 비해 전기요금을 8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