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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석탄화력 줄인다는데... 발전사 올해 예산 늘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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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석탄화력 줄인다는데... 발전사 올해 예산 늘린 까닭은?

국제유가 상승세 연료비 ↑· 탈석탄·탈원전에 따른 신재생 설비투자 확대

한국중부발전 본사 전경.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중부발전 본사 전경.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발전사들이 올해 예산을 일제히 확대 편성했다. 문재인 정부가 석탄화력 발전소를 감축하는 정책을 추진해 발전사들은 수익 악화가 우려되는데도 불구하고 예산을 늘려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발전사, 올해 예산 일제히 증액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남부발전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통해 ‘2018년도 예산 및 예산운영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손익예산은 5조58억원으로 지난해 4조6448억원보다 4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손익예산은 수익예산(전기판매예산)과 비용예산(발전소 운영비) 등을 포괄한 예산을 말한다.

중부발전과 동서발전 또한 올해 손익예산이 전년 대비 늘었다. 중부발전은 올해 손익예산이 4조1991억5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동서발전은 같은 기간 4조1938억6000만원에서 4조5643억3100만원으로 늘었다.

남동발전과 서부발전도 다르지 않았다. 남동발전의 경우 손익예산을 구성하는 수익예산과 비용예산이 약 7%씩 늘었다. 서부발전은 수익예산이 3.8%, 비용예산이 4.6% 상승했다.

아울러 발전사들은 대부분 투자비에 해당하는 자본예산이 상승했다. 중부발전은 자본예산이 전년 1조7146억2600만원에서 올해 1조8549억3100만원으로 뛰었다.

남동발전과 서부발전은 같은 기간 자본예산이 각각 1%, 13% 증가한 1조1519억1100만원, 1조1008억원으로 증액됐다. 동서발전 역시 자본예산이 8336억1000만원에서 1조1550억1700만원으로 급등했다.

◇ 연료비 상승·신재생 설비투자 배경

예산을 증액한 배경은 국제유가 상승세와 무관하지 않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Brent)는 70달러를 돌파해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5달러의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유가 상승세는 중동의 정세 불안과 세계 경기 호조에 따른 수요 확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산유국의 감산 합의 등이 겹쳐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발전사 관계자는 “유가가 오르면 LNG와 유연탄 가격도 같이 오른다”며 “연료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손익예산도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전사들은 한국전력공사와 매년 공통적으로 연평균 원료비를 예측해 예산안에 반영하는데 올해 예산안에서는 배럴당 두바이유 가격을 전년 대비 5달러 오른 55달러로 측정했다. 유연탄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t당 90달러, LNG는 전년 대비 6만6000원 증가한 t당 72만6000원이었다.

연료비가 늘면 수익예산도 동반 상승한다.

또 다른 발전사 관계자는 “전력거래소를 통해 전력을 판매할 때 전력거래 정산에는 변동비가 포함돼 원료비가 오르면 변동비도 증가해 전력 판매 수익 자체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본예산의 경우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라 발전사들이 신재생에너지 설비 투자를 늘리면서 예산이 증액됐다. 정부가 탈석탄·탈원전을 추진하며 발전사들은 새 수입원으로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2030년까지 신재생발전량을 총 발전량의 20%인 1만4486GWh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부발전은 2030년까지 13조7000억여원을 투자해 전체 발전량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할 방침이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