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분석] 철강사 투자 대규모 설비 신증설 → 업그레이드 개발로 전환

공유
1

[분석] 철강사 투자 대규모 설비 신증설 → 업그레이드 개발로 전환

주요 20개 철강기업 3분의 2 투자감소…포스코·현대 중심에서 동국·세아 ‘해외’로

주요 철강 기업들의 투자가 2015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장기침체와 불투명한 전망, 구조조정의 한파가 영향을 줬다. 투자는 기업들의 향후 성장 방향을 명확히 드러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환경 변화에 따른 전략을 볼 수 있는 주요 활동이기도 하다.

포스코는 24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향후 투자 계획을 밝혔다. 현대제철은 26일로 예정하고 있다. 올해 주요 기업들이 투자를 잇따라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최근 3년간의 투자 현황 및 특징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자료 : 금융감독원, 연결기준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 금융감독원, 연결기준
변화하는 투자의 규모와 성격
철강업계 투자는 국내 주요 20개 기업들을 기준으로 매년 5조원에서 많게는 6조 원 규모에 이른다.

이 같은 투자는 2015년에 정점에 달한다. 주요 투자들은 통상 2-3년에서 길게는 5년이 걸린다. 2010년 전후 많은 투자가 진행됐던 셈이다. 예상을 넘어선 불황으로 중단되거나 실패작으로 남은 투자도 있었다.

최근 3년간의 투자는 예전보다 확연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투자가 진행되는 시점에서 단순히 규모를 기준으로 투자의 질을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투자의 성격이나 방향이 과거 고도성장기와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투자는 대규모 설비 신증설보다 미래를 이끌 강종 기술 개발로 옮겨가고 있다. 국내보다 해외가 중심을 이루는 한편 단독으로 진행하는 신규투자보다 기업간 합작 인수 등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포스코는 매년 국내 최대 규모인 2~3조 원대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2010년 초중반 국내 신규 투자를 주도했다. 동국제강 세아그룹은 중반이후부터 해외를 중심으로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자료 : 금융감독원, 연결 기준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 금융감독원, 연결 기준
주요기업 3분의2 투자축소…무형자산 투자 88% 급증
국내 주요 20개 기업 중 70% 이르는 철강사들이 투자를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상위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2017년 1~3분기 20개 기업들은 연결 기준 총 3조149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6.6%(1조924억 원) 급감했다. 앞서 3년간 연간 투자액을 보면 2014년 5조6458억 원에서 2015년 5조8078억 원으로 정점을 찍고 2016년은 5조3649억 원으로 감소했다.

투자액은 기업마다 정하는 범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번 조사는 공장 설비 등의 투자에 따른 유형자산취득액과 지적재산권 등과 관련한 무형자산취득액을 포함한 금액을 기준으로 했다.

유형별로 유형자산에 투자한 금액은 2조709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1조2356억 원) 감소했다. 반면 무형자산은 3057억 원으로 무려 88.1%(1432억 원)나 증가했다. 대규모 설비 중심의 투자 대신 기술개발 등의 투자가 주를 이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포스코·현대제철 '견인' 이후 동국·세아 ‘바통’

포스코는 매년 3조 원 내외를 투자에 쏟고 있다. 단연 업계 최대 규모다. 2014년 이후 투자는 감소세다. 하지만 권오준 포스코 회장 진두지휘 하에 에너지 2차 전지 등의 신소재 사업과 함께 기존 철강부문에서는 광양과 포항의 노후 설비를 초대형 고로로 키워 총 4개까지 늘렸다.

현대제철은 2010년 초중반까지 국내 철강의 신규 투자를 이끌었다. 3기 고로체제 완성과 당진특수강공장 신설과 현대종합특수강 및 현대하이스코 등의 인수가 대표적이다. 그 이후로는 동국제강 세아그룹이 투자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빅3’ 자리를 굳히고 있는 동국제강은 2016년 포스코 발레(Vale)와 합작한 브라질 CSP제철소를 완공했고, 세아제강은 작년 미국 현지 강관사 인수를 위한 투자에 뛰어들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에 비해 소규모 업체들의 투자는 비교적 활기가 떨어지는 편이다.

기업별로 작년 1~3분기 투자를 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을 포함 전체 3분의2에 이르는 기업 투자가 축소됐다. 포스코는 1조8161억 원으로 13.4%(2818억 원)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8496억 원으로 41.1%(5923억 원) 줄었다. 동국제강 세아베스틸도 47.2%, 29.6%씩 크게 줄었고 동부제철도 25.2%의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 외에 현대비앤지스틸 한국철강 세아특수강 고려제강 동국산업 한국특수형강 태웅 하이스틸 영흥철강 등의 투자가 줄어들었다.

반면 세아제강은 520억 원을 투자, 무려 269.8%(353억 원) 증가했다. 대한제강 포스코강판 휴스틸 디에스알제강 한국선재 등도 투자가 늘어났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