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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현대중공업, 잇따른 악재로 “꼬인다 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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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현대중공업, 잇따른 악재로 “꼬인다 꼬여”

지방노동청, 안전사고에 작업 중지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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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현대중공업이 내우외환(內憂外患)에 빠졌다. 안전사고와 노사갈등, 유상증자 후유증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힘든 연초를 보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6일 선박제조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재해 사고가 발생해,부산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작업 중지 명령을 받은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생산 중단으로 조선부문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 생산을 중단한 부문 매출은 7조5364억원으로 최근 매출의 32%에 해당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재해로 인해 부산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작업 중지 명령을 받았다”면서 “작업중지 명령 후 노동청에서 나와 점검을 하는데 보통 2~3일 정도 소요된다. 점검이 끝나는 데로 즉시 생산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 근로자의 잇단 산재사고…안전 불감증 지적


이번 사고로 현대중공업은 안전 불감증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사실 현대중공업의 안전 불감증 논란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최근 현장에서 일하는 원·하청 근로자들이 이틀에 걸쳐 연이어 사망하면서 논란의 불씨가 커진 것이다.

지난 23일 현대중공업 선대 블록 연결 작업장에서 용접 작업 중이던 이 회사 건조 2부 소속 김모씨의 몸에 불이 붙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김씨는 전신 75%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이어 24일에는 현대중공업 자회사 모스의 하청업체 소속 크레인 기사 곽모 씨가 크레인 상부에서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곽씨의 사인은 심장마비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공업 업계 특성상 현장 근로자 산재 사고가 비일비재하다”면서 “특히 현대중공업은 ‘안전관리 종합 대책’까지 세워놓고 연이어 인재가 발생해 안전 불감증이 도마위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지난 2016년 부터 안전 강화에 대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면서 “최근 잇단 근로자 사망소식으로 향후 안전 교육을 강화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현장 안전점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엎친 데 덮친 격' 노사 갈등


내부적으로는 노사 문제도 걱정거리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임단협과 관련해 노사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등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노조원의 반대로 최종 결렬되면서 3년째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5일과 26일 이틀간 노사 실무자들이 만나 임단협 본교섭 재개를 위한 사전 의견 조율에 나선 뒤 다음 주부터 본교섭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측은 "조합원들의 여론 수렴을 끝낸 데 따라 노조의 입장을 명확히 정리해 사측과의 교섭에서도 조합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강력한 투쟁 의지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측은 노조와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오는 설 명절 전까지 합의했으면 하는 게 노사 양측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대중공업은 올해가 가장 힘든 시기다. 재작년 수주 물량이 가장 안 좋아서 올해 생산에 들어갈 물량 자체가 적다”면서 “노조 측에서 최대한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임단협과 관련해 회사 측이 내세운 조항은 변함이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이 내세우는 조건에 따라 합의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 유상증자 후유증


현대중공업은 재해사고, 노사갈등 외에 유상증자 후유증도 앓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무차입 경영과 연구개발(R&D) 투자를 위한 선제적 자금 확보를 이유로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의 이같은 발표 후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통상 기업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하지만, 대규모 신주 물량 발행 부담 등으로 유상증자 후 주가 하락이 이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기업가치의 레벨업 없이, 같은 시가총액을 가진 회사의 주식 수만 늘어나게 된다면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이같은 상황은 현대중공업도 마찬가지.

폭락세에서 최근 회복하며,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물량과 가격 등을 고려해 당분간 현대중공업의 주가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