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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 포럼, 미래공조 뒷전 자국 이익 급급… 자유무역의 강력한 수호자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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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 포럼, 미래공조 뒷전 자국 이익 급급… 자유무역의 강력한 수호자 부재

독일∙인도∙프랑스 등 '트럼프 대항' 당초 목표 어긋나… 오히려 트럼프 주장에 근접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연차총회) 2018'에 대한 평가가 역대 최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weforum이미지 확대보기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연차총회) 2018'에 대한 평가가 역대 최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weforum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세계 각국의 정계∙관계∙재계 정상들이 모여 각종 정보를 교환하고 세계 경제 발전 등에 대하여 논의한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연차총회) 2018’에 대한 평가가 역대 최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인도 모디 총리, 메르켈 독일 총리 등에 의해 세계적인 협력의 중요성을 호소하는 연설이 이어졌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국의 이익에만 급급한 주장이 담겨있어 글로벌 세계를 설득하기에는 모호한 경우가 많았다.
결국 지난해 회의에서 경제의 세계화 추진을 명확하게 밝히면서 트리를 장식했던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에 비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평이다.

올해 회의는 각국 정상들이 대거 몰리면서 선진 7개국(G7) 정상 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만 결석했다. 그리고 당초 전 세계는 일치 협력하여 세계적인 무역과 금융의 연계를 강화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내거는 '미국 제일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좋은 무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따랐다. 하지만 각국의 희망은 트럼프의 주장과 별반 다를 바 없었으며, 글로벌 세계의 화합과는 거리가 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한 직후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한편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통상 정책은 '상호 관계'가 중요하다며, 약한 달러는 미국에게 이익"이라고 발언해 시장을 뒤흔들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조치 뒤에서 "미국이 이제 더 이상 세계 경제 질서의 신뢰할 수 있는 수호자가 아니다"는 주장이 대두되기도 했다.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중국 시진핑 주석은 "각국의 연계는 매우 유익하다"고 하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져 청중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본래 중국에 대한 경제적 협력의 기대는 그리 높지 않았으나, 의외로 시 주석의 이후 행동은 이 발언의 정신에 가장 부합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를 한 번 더 놀라게 했다.

하지만, 올해 인도 모디 총리와 독일 메르켈 총리,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3명은 주변의 희망어린 눈총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시 주석의 뒤를 이을 수 없었다.
메르켈 총리는 국내 정치권의 대연정 수립이라는 목적에 대응함으로써 보호주의 문제에 대한 언급은 판에 박힌 듯 산만했고, 다른 부분에서도 진부한 표현으로 일관했다. 모디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자본 이동을 지원하는 제도의 강화를 호소했지만, 이 또한 해외 투자자를 설득해 자국의 장사에만 열심인 것처럼 보여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마크롱은 영어와 불어를 섞은 1시간 동안의 연설에서 국내법인 세율 인하 계획을 홍보하는 동시에 세계적인 감세 공세를 한탄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모디 총리가 진행하는 '인베스트 인디아'나 마크롱의 '선택 프랑스' 캠페인은 자유로운 상품 및 서비스 시장에 의해 세계 전체가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다보스포럼의 당초 사상보다는, 트럼프의 '제로섬'이라는 세계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는 무역과 자본 이동을 제한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인정하고 있지만, 일부 정상들은 이 두 가지 사상 사이에서 갈등을 인정하기도 했다. 미국을 대신해 체제의 수호자를 맡을 정도로 강력한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했으며, 자국 보호주의만이 강조되는 행사였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