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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수요 증가 등 獨·러시아 금 매입 '쑥쑥'…세계금협회 발표, 금보유량은 미국이 여전히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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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수요 증가 등 獨·러시아 금 매입 '쑥쑥'…세계금협회 발표, 금보유량은 미국이 여전히 1위

각국 경제 사정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요인 얽히며 금 가치 상승세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화 정책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 구매 정책에 대해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화 정책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 구매 정책에 대해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전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金)이 얼마나 되는지, 과연 평소 공개된 만큼의 금을 실제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늘 화제다. 최근 세계금협회(월드골드카운슬. WG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금 보유국 순위에는 큰 변동이 없으나 독일과 러시아의 금 매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영화 '다이하드3'에서 테러리스트들이 다른 사건을 발생시켜 경찰의 시선을 돌린 후 이를 틈타 뉴욕 연방은행의 지하 금고에서 금을 훔치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 범인들은 연방은행에 잠입하여 불도저를 이용해 금괴를 여러 대의 트럭에 옮겼다. 이 장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연준이 저렇게 많은 금괴를 보유하고 있는가" 하고 주시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영화인만큼 극적인 요소를 위해 과대 포장된 점이 있지만, 영화를 통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을 보유하는 주요 창고라는 정도를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과거 금본위제가 시행되고 있을 때에는 각국 통화가 금에 의하여 뒷받침됐기 때문에 "금 보유는 통화 제도와 함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금본위제가 폐지되면서 각국 중앙은행은 각각의 계획적인 운용에 의해 금 보유 전략을 전개해 왔다. 이후 금에는 각국의 경제 사정(각국 통화 사정 포함)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다양한 요인이 얽히면서 금에 대한 가치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WGC가 2018년 1월 초 발표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 또는 국제기관이 보유한 금 보유량 순위 상위 베스트 10에서 1위는 여전히 8133.5톤을 보유한 미국이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독일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각각 3373.6톤과 2814톤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이탈리아(2451.8톤), 프랑스(2435.9톤), 중국(1842.6톤), 러시아(1828.6톤), 스위스(1040톤), 일본(765.2톤), 네덜란드(612톤) 순으로 뒤를 이었다.

그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경향은 독일과 러시아로 나타났다. 독일은 민간 부문에서 금 수요의 현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러시아는 2017년 3분기 63톤을 구입했는데 중앙은행이 전체 매입량의 57%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터키, 카자흐스탄 등 이슬람 국가 또는 중앙아시아 국가의 구입이 눈에 띄었으며, 이외 다른 중앙은행에 의한 매입 국가로는 카타르, 키르기스스탄, 인도네시아, 몽골 등을 들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금 보유량 순위는 기존과 큰 변화는 없다고 해도 좋지만, 역시 주목되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 등의 움직임이다. 또 경제 발전을 통해 개인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금 수요가 증가하는 신흥 국가를 중심으로 중앙은행의 금 구매량이 증가한 사실도 눈에 띈다.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화 정책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 구매 정책에 대해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