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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증권사 IPO 대반격…1호 테슬라 상장 등 트랙레코드 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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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증권사 IPO 대반격…1호 테슬라 상장 등 트랙레코드 물꼬

카폐24 유안타증권 대표주관사, 선점 효과 기대
상장 진입장벽 완화 정책효과, 중소형사 기회 확대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테슬라 상장을 계기로 대형사 중심의 IPO 시장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일방적으로 밀렸던 중소형사들이 대표주관사로 참여하는 등 IPO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테슬라 상장 요건이 확대되며 중소형사들이 IPO 틈새시장 공략이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테슬라 상장 1호 카폐24 흥행 예고, 유안타증권 함박웃음
“선택과 집중으로 IPO 틈새시장을 노리겠습니다.” 테슬라 상장 1호 주관사인 유안타증권 관계자의 목소리엔 기대가 묻어났다. 그럴 것이 유안타증권이 대표주관사로 참여한 카폐24가 최근 수요예측에서 672.7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도 최상단인 5만7000원으로 확정하며 흥행에 파란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동양 사태 이후 국내기업 IPO를 성사시키기에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카폐24 대표주관사에 따른 1호 테슬라 상장주관사라는 선점 효과를 내세워 틈새 IPO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대형사들이 싹쓸이한 IPO시장이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작년 IPO 시장은 양극화가 심했다. IPO 시장의 양대 산맥인 한국투자, NH투자증권을 필두로 미래에셋대우, KB증권 등 이른바 초대형IB들이 IPO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자기자본이 낮을수록 소외 현상은 심했다. 실제 지난해 자기자본 1조원 미만의 중소형사의 경우 단독으로 상장을 주관한 경우는 1건에 불과하다. 그나마 일부는 스팩합병을 통해 문을 두드렸을 뿐 대형사의 기세에 어깨를 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완전히 딴판이다. 중소형사들이 대거 IPO 청약에 나서며 대형사가 독식한 IPO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실제 IBK투자증권, 대신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알리코제약, 아시아종묘가 각각 지난 25·26일 이틀동안 수요 예측을 진행했다.
정형외과용 임플란트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오스테오닉도 키움증권을 주관사로 다음 달 1·2일 수요 예측을 한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링크제니시스의 대표주관사는 하나금융투자로 일찌감치 공모가(3만원)를 확정하고 다음 달 5일 코스닥에 입성한다.

■코스닥 진입 장벽 완화, 중소형사 트랙레코드 기회 확대


중소형사들이 그간 소외된 IPO시장에서 반격이 가능한 이유는 당국이 상장 진입 장벽을 낮추며 IPO 기회가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 대표주관사 키움증권의 오스테오닉, 하나금융투자의 링크제니시스 모두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는 케이스다.

신속이전(패스트트랙) 코넥스기업의 상장주선인에 대한 보호예수 의무기간이 현행 1년에서 6개월로 단축되는 등 이전상장 요건완화로 중소형사들이 대형사들이 거들떠 보지 않는 코넥스기업의 IPO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앞으로도 중소형사의 IPO 전망은 이보다 더 밝다. 지난 11일 발표한 코스닥 활성화 방안으로 코스닥 진입 장벽이 지금보다 더 낮아졌기 때문이다.

대표적 예가 이익 미실현 요건(테슬라 요건) 확대다. 이 제도의 핵심은 △혁신기업의 상장을 일률적으로 차단하는 '계속 사업이익이 있을 것' 요건 폐지 △스타트업, 초기 시설투자가 많은 기업들이 성장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자본잠식이 없을 것' 요건 폐지 △세전이익·시가총액·자기자본만 충족하더라도 상장 가능하도록 단독 상장 요건 신설 등 진입 요건 다변화 등이다.

눈에 띄는 점은 코스닥 활성화 정책으로 테슬라 요건이 확대되며 중소형사의 IPO 진입 기회도 더 많아진다는 사실이다. 당국은 이번 테슬라 요건 확대 등 상장 요건 개편에 따라 비상장 외부감사 대상기업 가운데 약 2800개가 잠재적 상장 대상으로 신규 편입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소형사 입장에서도 IPO 공급이 많아지며 트랙레코드를 쌓을 수 있는 것도 호재다. 실제 유안타증권은 테슬라 상장 1호 대표주관사의 이점을 살려 제2, 제3의 테슬라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테슬라 상장 1호 타이틀을 보유한 증권사로 테슬라 요건이라는 IPO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며 “이런 트랙레코드를 바탕으로 올해 두세 개 이상 국내기업 IPO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IPO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오일뱅크의 대표주관사로 참여한다. 중소형사가 초대형 딜에 대표주관사로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번 현대오일뱅크의 대표주관을 계기로 조단위의 초대형 IPO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다시 IPO부서를 세팅하고 인력도 보강하면서 작년 후반부터 힘을 받아 현대오일뱅크에서 정점을 찍은 것 같다”며 “초대형 딜에 트렉레코드가 쌓일 경우 더 큰 매물도 대표주관이 가능하다”고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전문가는 코스닥 진입 장벽 완화로 IPO 기업이 규모별 업종별로 다양화 세분화되며 주관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밸류에이션 분석 등 차별된 전략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IPO 예정 기업이 늘면서 주관사 입장에서는 IPO도 양뿐 아니라 질도 신경을 써야 할 때”며 “미국의 경우 IPO할 때 인수인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라든지 밸류에이션을 찾아내는 과정에 있어 노하우가 나름대로 성과를 많이 받는 것처럼 차별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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