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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국민은행, 특혜채용 'VIP명단' 나와… 75명 모두 서류 전형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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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국민은행, 특혜채용 'VIP명단' 나와… 75명 모두 서류 전형 패스

KEB하나은행 을지로 신사옥(왼쪽)과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이미지 확대보기
KEB하나은행 을지로 신사옥(왼쪽)과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은행권 특혜 채용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당초 우리은행에서 발견된 '청탁 명부'가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에도 존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혜 채용은 하나은행에 55명, 국민은행에 20명 있었다. 리스트에 들어간 75명은 모두 서류 전형에 합격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하나은행 특별 관리 대상 이른바 VIP명단에 오른 지원자 55명 가운데 필기 전형까지 거친 지원자는 6명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당초 채용공고에 없었던 '글로벌 우대' 기준을 적용해 사외이사 지인을 통과시키거나 면접 점수를 조작해 불합격이었던 결과를 합격으로 뒤집어 6명 전원을 최종 합격시켰다.

국민은행도 지난 2015년 채용에서 관리 명단에 있던 20명 전원이 서류 전형을 통과했다.

이를 위해 서류 합격 인원수를 조작하기도 했다. 당시 명단에 있던 전 사외이사의 자녀가 최하위 등수를 받자 840명이던 서류 합격 정원이 870명으로 늘어났다.

금융감독원은 하나은행에서 6명, 국민은행은 3명이 특혜를 받아 채용됐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의 경우 특혜가 의심되는 3명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종손녀도 포함됐다. 금감원은 약 2개월간 벌인 이번 검사에서 채용비리 '팩트'는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은 사내 인사 정책에 따라 공정하게 전형이 진행됐다며 금감원의 발표에 맞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특혜 채용과정에서 출신 대학을 보고 응시자를 가려 뽑았다는 의혹에 대해 하나은행이 입점한 대학을 우대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VIP 리스트는 없지만 '관리 명단'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윤 회장의 종손녀는 지역 할당제로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두 금융지주 수장들의 거취도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금감원은 금융 지배구조를 문제 삼으며 강도높은 검사를 예고한 바 있다. 이번 채용비리 사건에 CEO들이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면 퇴진 압박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