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1심이 유죄로 판단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과 재산국외도피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 삼성, 2심 선고에 만족 못해… “상고심서 무죄 받는다”
“변호인 주장 중 일부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은 상고심에서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재용 부회장 측 이인재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의 말이다. 그는 2심 선고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중요 공소사실에 대해선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승마 지원 중 일부가 뇌물로 인정된 부분을 상고심에서 정확히 규명하겠다는 의지표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석방돼 진실이 상당 부분 규명됐다”며 “아직 상고심이 남아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은 1·2심과 마찬가지로 상고심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1심과 달리 2심에서 무죄로 판결난 부분을 유죄로 뒤엎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재판부 선고 직후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구치소에서 짐을 꾸려 나온 이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지 못해 다시 한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1년간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더욱 세심하고 자세히 살피며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상고심과 관련된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구치소를 떠난 이 부회장은 부친 이건희 삼성 회장을 만나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 멈췄던 삼성 경영시계, 초침까지 맞춰져
삼성은 지난 1년 동안 선장을 잃고 표류했다.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지만 반도체 슈퍼호황과 과거부터 준비한 농사가 수확을 맺은 결과물이었다. 전장기업 하만 이후 대규모 인수합병에는 제동이 걸렸고 임원 인사 역시 1년을 건너뛰었다.
하지만 5일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으로 멈춰졌던 삼성 경영시계는 초침까지 맞춰졌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응하기까지 다소 시간을 필요하겠지만, 이 부회장은 글로벌 스킨십과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첫 공식행보로 오는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꼽는다. 석방 이후 4일 만에 열리는 행사지만, 이 부회장의 옥살이의 시작은 정유라 승마지원과 동계스포츠영재재단 등 스포츠 지원이다.
본인이 죄가 없음과 건재함을 알리기 위해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모습을 나타낼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또한 평창올림픽은 문재인 정부의 첫 대규모 글로벌 이벤트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