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번 주말(현지 시간 9일)까지 차기 전투기 입찰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보잉은 입찰 과정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결코 시간이 넉넉하다고 할 수는 없다.
캐나다 정부는 2016년 노후화된 F-18 전투기 편대를 부분적으로 교체하기 위해 F-18 슈퍼 호넷 전투기를 주문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12일 미국 국무부는 캐나다 군대에 F-18 슈퍼 호넷 18대와 관련 장비를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후 캐나다의 전투기 구입 규모가 확대되면서 거래는 입찰로 전환되었다. 규모는 150억~190억달러(약 16조3300억~20조6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전투기 입찰에는 미국의 보잉과 록히드마틴을 비롯해 프랑스 다쏘 아비아시옹, 유럽의 에어버스 등이 참가해 경합할 전망이었다.
하지만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이 캐나다 경쟁사 봄바디어를 상대로 미국 상무부에 반덤핑 소송을 제기한 이후, 캐나다와의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 캐나다 정부는 소송을 철회하지 않으면 차기 전투기 거래를 무효화 하겠다고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비록 ITC의 판결로 소송 문제가 해소됐다고 할 수는 있지만, 결코 캐나다 정부에 대한 보잉의 추락한 이미지가 회복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보잉과 캐나다 정부와의 악화된 관계는 진행 중이다.
데니스 뮬런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결산 발표 후 전화 회견에서 "이달 중 발표될 ITC 인정의 근거에 대한 설명을 확인한 다음, 앞으로의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결심을 밝혔다. 회사 차원에서도 "자사의 F-18 슈퍼 호넷은 해외 무기 판매를 담당하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에 의해 대표되고 있다"고 설명할 뿐 더 이상의 언급은 거부하고 있다.
또한 보잉과 캐나다 정부의 관계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는 징후도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전투기 계약에 대해 협의하는 캐나다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과의 회의가 1월에 열렸지만 보잉은 자사의 직원을 파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