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동부, 2014~2016년 수익성 닮은꼴…선제적 인상 효과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은 2014~2016년 수익성에서 흡사한 흐름을 보였다. 소재인 열연과 제품 간의 롤마진 변동은 영업이익률에 그대로 반영됐다. 양사 모두 적자였던 2014년 롤마진은 22만6000원에 불과했다. 2015년과 2016년은 27만9000원, 32만3000원으로 매년 확대됐다. 두 품목의 가격은 동부제철 발표 기준, 냉연도금제품 판매 및 열연(수입 포함) 구매 평균값을 사용했다.
이는 이익률에 그대로 반영됐다. 연결실적을 기준으로 두 회사는 2014년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철강 가격이 연중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제값’을 받지 못한 탓이다.
2015년은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은 각각 3.2%, 3.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 모두 흑자로 전환했다. 가격 급락세가 진정되면서 어느 정도 롤마진 확보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의 경우 봉형강 원료인 고철 가격이 함께 떨어졌다. 동부제철은 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전기로 열연공장을 2014년 말 폐쇄한 효과도 나타났다.
2016년 수익성은 2010년 이후 최대다. 동부제철은 6.2%까지 치솟았고 동국제강 역시 5.1%의 비교적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소재인 열연에 앞서 연초부터 냉연도금재 가격을 선제적으로 인상한 효과가 가장 컸다는 분석이다.
◇2분기 이후 행보 엇갈려 “사업 포트폴리오” 배경
양 사의 수익성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행보가 극명히 엇갈렸다. 동부제철은 3년 만에 적자로 전환된 반면 동국제강은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했다. 동부제철은 연간 109억원의 적자를 봤다. 동국제강은 2439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 4.0%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1분기까지만 해도 양 사는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당시 영업이익률은 동국제강 3.8%, 동부제철 3.6%였다. 철강 가격이 연초 강세로 시작됐고 성수기를 앞둔 수요가 뒷받침됐던 효과가 컸다.
하지만 동부제철의 이익률은 2분기와 3분기 0.4%, 1.4%로 저조했다. 4분기는 41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2·3분기 각 3.6%, 4.7%였고 4분기도 4.0%로 안정된 실적을 냈다.
배경은 각 사가 영위하는 사업의 포트폴리오에서 비롯된다.
냉연사업은 양 사 모두 4분기로 갈수록 적자로 빠져들었다. 하지만 동부제철의 사업은 냉연도금재에 전적으로 의존한 반면 동국제강은 봉형강 사업이 냉연부문과 양 축을 이루고 있다. 특히 봉형강 부문의 철근이 최대 호황을 누리면서 냉연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고도 남았다. 봉형강 원료인 고철은 열연과 달리 동국제강 등 전기로 제강사들의 시장 통제력이 강하다는 점도 원가 운영 면에서 차이가 있다.
◇급락한 ‘롤마진’…독자적 인상 ‘생존의 키’
양 사의 냉연사업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동부제철은 기업 생존이 달려 있고 동국제강은 언제까지 봉형강이 뒷받침해 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보다 우려되는 것은 열연과 냉연의 롤마진 축소는 국내만이 아닌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전역의 트렌드라는 점이다.
작년 1분기 열연과 냉연 간 롤마진은 평균 90달러를 기록했다. 두 품목의 가격은 중국의 주간 오퍼 가격을 기준이다.
2분기는 75달러로 떨어졌고 3분기에는 절반 수준인 32달러로 고꾸라졌다. 4분기는 44달러로 회복됐다가 올 들어 다시 축소됐다. 1월 평균은 40달러, 2월 첫 주 25달러까지 좁혀졌다.
국내 시장은 열연과 냉연 가격이 큰 격차 없이 거래될 정도로 더 악화돼 있다. 현 상황에서는 적자가 되레 확대될 우려가 크다.
업계는 열연이 냉연보다 더 빠르고 큰 폭으로 오르는 반면 냉연도금재는 이를 뒤따르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냉연시장은 절대강자인 포스코와 거대 중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업계는 선제적, 포스코 중국을 뒤로한 독자적 가격 정책과 함께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고유시장을 확보하는 것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고 있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