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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동부제철 동국제강 냉연사업 ′위기′…실종된 롤마진 회복 ′생존의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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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동부제철 동국제강 냉연사업 ′위기′…실종된 롤마진 회복 ′생존의 키′

동부제철 3년만에 적자전환…롤마진 확보 ′난제′ 독자인상 고유시장 확보 관건
포스코 중국 등 고로사 전략상 열연서 많은 이익 취해

[글로벌이코노믹 김종혁 기자] 동부제철이 3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불황 속에도 2015~2016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뒤인 2017년 작년의 일이다. 원인은 소재인 열연 변동폭을 제품인 냉연 및 도금 제품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열연과 냉연 간 롤마진(격차)은 급격히 축소됐다. 지난해 1분기 평균 90달러에서 현재 20달러대로 좁혀졌다. 생산 즉시 적자를 보는 구조다. 동국제강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다행히 철근 호황 덕에 안정적인 이익을 실현했다. 하지만 양사 모두 냉연사업에서 위기감이 깊어지는 터여서 롤마진 확보는 생존의 키(key)가 되고 있다.

◇동국·동부, 2014~2016년 수익성 닮은꼴…선제적 인상 효과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은 2014~2016년 수익성에서 흡사한 흐름을 보였다. 소재인 열연과 제품 간의 롤마진 변동은 영업이익률에 그대로 반영됐다. 양사 모두 적자였던 2014년 롤마진은 22만6000원에 불과했다. 2015년과 2016년은 27만9000원, 32만3000원으로 매년 확대됐다. 두 품목의 가격은 동부제철 발표 기준, 냉연도금제품 판매 및 열연(수입 포함) 구매 평균값을 사용했다.

이는 이익률에 그대로 반영됐다. 연결실적을 기준으로 두 회사는 2014년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철강 가격이 연중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제값’을 받지 못한 탓이다.

자료 : 금융감독원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 금융감독원

2015년은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은 각각 3.2%, 3.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 모두 흑자로 전환했다. 가격 급락세가 진정되면서 어느 정도 롤마진 확보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의 경우 봉형강 원료인 고철 가격이 함께 떨어졌다. 동부제철은 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전기로 열연공장을 2014년 말 폐쇄한 효과도 나타났다.

2016년 수익성은 2010년 이후 최대다. 동부제철은 6.2%까지 치솟았고 동국제강 역시 5.1%의 비교적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소재인 열연에 앞서 연초부터 냉연도금재 가격을 선제적으로 인상한 효과가 가장 컸다는 분석이다.

◇2분기 이후 행보 엇갈려 “사업 포트폴리오” 배경


양 사의 수익성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행보가 극명히 엇갈렸다. 동부제철은 3년 만에 적자로 전환된 반면 동국제강은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했다. 동부제철은 연간 109억원의 적자를 봤다. 동국제강은 2439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 4.0%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1분기까지만 해도 양 사는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당시 영업이익률은 동국제강 3.8%, 동부제철 3.6%였다. 철강 가격이 연초 강세로 시작됐고 성수기를 앞둔 수요가 뒷받침됐던 효과가 컸다.

하지만 동부제철의 이익률은 2분기와 3분기 0.4%, 1.4%로 저조했다. 4분기는 41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2·3분기 각 3.6%, 4.7%였고 4분기도 4.0%로 안정된 실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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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각 사가 영위하는 사업의 포트폴리오에서 비롯된다.

냉연사업은 양 사 모두 4분기로 갈수록 적자로 빠져들었다. 하지만 동부제철의 사업은 냉연도금재에 전적으로 의존한 반면 동국제강은 봉형강 사업이 냉연부문과 양 축을 이루고 있다. 특히 봉형강 부문의 철근이 최대 호황을 누리면서 냉연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고도 남았다. 봉형강 원료인 고철은 열연과 달리 동국제강 등 전기로 제강사들의 시장 통제력이 강하다는 점도 원가 운영 면에서 차이가 있다.

◇급락한 ‘롤마진’…독자적 인상 ‘생존의 키’


양 사의 냉연사업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동부제철은 기업 생존이 달려 있고 동국제강은 언제까지 봉형강이 뒷받침해 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보다 우려되는 것은 열연과 냉연의 롤마진 축소는 국내만이 아닌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전역의 트렌드라는 점이다.

작년 1분기 열연과 냉연 간 롤마진은 평균 90달러를 기록했다. 두 품목의 가격은 중국의 주간 오퍼 가격을 기준이다.

2분기는 75달러로 떨어졌고 3분기에는 절반 수준인 32달러로 고꾸라졌다. 4분기는 44달러로 회복됐다가 올 들어 다시 축소됐다. 1월 평균은 40달러, 2월 첫 주 25달러까지 좁혀졌다.

중국의 주간 수출 오퍼 가격(FOB) 기준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주간 수출 오퍼 가격(FOB) 기준


국내 시장은 열연과 냉연 가격이 큰 격차 없이 거래될 정도로 더 악화돼 있다. 현 상황에서는 적자가 되레 확대될 우려가 크다.

업계는 열연이 냉연보다 더 빠르고 큰 폭으로 오르는 반면 냉연도금재는 이를 뒤따르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냉연시장은 절대강자인 포스코와 거대 중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업계는 선제적, 포스코 중국을 뒤로한 독자적 가격 정책과 함께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고유시장을 확보하는 것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고 있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