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딜레마, 증권사 히든카드 ‘만지작’

자기자본 크지 않아 신규설정 중단 대응
호황기 닭쫓던 개 신세, 자본확충 정면돌파

기사입력 : 2018-0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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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최근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빚으로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개인 비중이 높은 코스닥이 최고치를 돌파하면서 신용거래융자 규모도 사상최고치를 돌파했다. 하지만 정작 수혜가 기대되는 증권사의 표정은 밝지 않다. 빌려줄 한도가 거의 풀로 차 신용거래를 원하는 투자자를 되레 돌려보내고 있다. 이번 기회에 자본 확충을 통해 신용거래 호황기를 최대한 누리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사상 최대치 잇단 경신, 증권사 이자수익도 급증

신용거래융자가 눈덩이처럼 급증하고 있다. 실제 신용거래융자는 최근 사흘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신용거래융자는 담보를 설정한 뒤 자금이나 주식을 빌리는 방법이므로 투자자가 실제 보유하고 있는 현금보다 더 많은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1조1808억원으로 사상최대치다. 특히 연초부터 이어진 코스닥 랠리에 코스닥의 경우 신용거래융자는 6조3974억원으로 코스피를 추월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랠리가 지속돼 일평균 거래 대금과 신용융자는 최대치를 돌파했다”며 “지난해 12월에 주춤했던 확대 추세가 다시 회복됐다”고 말했다.

신용거래융자가 늘며 증권사들의 이자수익도 늘고 있다. 이자수익의 경우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3분기 기준 1546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KB증권 1018억원, 한국투자증권 958억원, 키움증권 861억원, 삼성증권 830억원, NH투자증권 827억원, 신한금융투자 652억원, 대신증권 542억원 등이다.

최근 코스피, 코스닥 증시 활황으로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을 감안하면 4분기 이자수익은 전분기 대비 20~30% 증가할 것이 확실시된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폭발적인 신용거래융자 수요에 맞춰 공급을 늘리고 싶어도 규정에 막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규정상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다. 사이즈가 큰 대형증권사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60~70%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 3분기 기준 7조3323억원으로 신용공여 한도는 내부영업 및 리스크 관리전략에 따라 65% 안팎에서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는 이보다 훨씬 타이트하다. 출발부터 자기자본이 적은 탓에 자기자본 대비 신융융자 비중은 거의 100%에 육박하며 규정상 한도에 근접하고 있다.

■중소형사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속도조절, 키움증권 자본확충 검토중

문제는 중소형 증권사들이다. 최근 신용융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자기자본 대비 신용융자 한도 제한 규정에 막혀 빌려주고 싶어도 돈을 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실제 사이즈가 적은 중소형사의 경우 투자자를 돌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예탁증권담보융자 신규 설정이 중단했다. 온라인(HTS, MTS, 홈페이지) 상의 담보융자 약정 등록을 제한했으며 이에 따라 주식담보대출은 상환만 가능하다.

신용거래 융자도 일별 한도 관리를 시행 중으로 신용융자 일별 한도 소진 시 대출이 불가능하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주식담보대출, 신규거래 신규 설정을 모두 중단했다. 현재 종목별로 회사 전체 한도 초과로 종목별 신용공여 가능 수량 및 금액 등은 조회되나 신용공여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신용거래융자가 늘었다가 줄었다 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에 막히며 신용융자 한도를 늘리기 위해 아예 자기자본 확충을 검토하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이달 중 400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상환우선주(RCPS)는 의결권은 없지만 약속한 시기가 되면 먼저 돌려받거나,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다.

시장의 예상대로 4000억원 규모의 증자가 완료되면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현행 1조5000억원에서 약 1조9000억원으로 껑충 뛰고, 증자 규모만큼 신용융자 한도도 늘어나게 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 100%로 신용융자 한도가 채워져 있어 자본 확충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환상환우선주 발행 등을 포함해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시장에서 예상하는 5000억∼6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증자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다며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어느 정도 사이즈인지 결정된 것은 없으며 어느 정도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도 아니다”며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사업자 등 기준에 맞추는 그런 라이선스를 획득하기 위한 증자가 아니기 때문에 대규모로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신용거래 한도 증액을 위한 자본 확충은 되레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부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담보를 잡아도 신용융자는 100% 안전하지 않은데 신용융자를 늘리겠다고 자본을 확충하는 것은 과하다”며 “주식의 가격제한폭이 30%로 확대된 상황에서 주가 급등락에 따른 리스크 관리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최성해 차장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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