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암 치료에 가장 많이 이용되는 항암제는 부작용이 많아 항상 위험이 따른다. 그러나 이번 스탠퍼드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방법은 두 종류의 극히 소량의 약물을 종양 부위에 직접 주입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종양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소멸시키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비 박사는 암 치료를 위해 신체에 갖춰진 면역 체계를 활용하는 '암 면역 요법'의 선구자로, 악성 림프종 치료에 사용되는 단일클론 항체 약물(Monoclonal antibody) '리투시맵(rituximab)'의 개발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이번에 사용된 기술은 종양 부위에 신체의 면역 체계에 자극을 주는 2종류의 약제를 각각 100만분의 1g 수준 분량으로 주요 부분에 직접 주입함으로써 특정 암세포에 작용하는 T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방식이다.
2종의 약물 중 하나는 면역증강 물질인 '시피지 오디엔(CpG ODN)'으로 T세포의 표면에 'OX40'이라는 활성화 수용체의 발현을 증폭하기 위해 다른 근처의 면역 세포와 함께 반응하도록 했다. 다른 하나는 OX40에 결합하는 항체로, T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기 위해 사용됐다.
이 방법을 실험용 생쥐에 적용한 결과 뚜렷한 성과가 확인됐다. 먼저 생쥐 체내 다른 2곳에 림프종 종양을 이식해 발병 상황을 확인하고 이어 2개의 약제를 하나의 종양 부위에 직접 주사한 결과 치료가 진행된 종양뿐만 아니라 신체의 다른 곳에서 진행되고 있던 치료하지 않은 제2의 종양까지 조직의 퇴행을 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실험에 사용된 90마리의 생쥐 중 87마리에서 암이 치유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재발한 3마리 또한 두 번째 치료 후 조직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이번 결과는 유방, 결장 및 악성 흑색증의 종양을 가진 생쥐에서도 모두 동일하게 반응했다. 특히 먼저 일어난 종양을 치료하는 것만으로도 향후 종양의 발생을 예방하고 개체의 수명을 크게 연장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먼저 원본과 같은 림프종 암 세포를 이식한 후 다른 위치에 대장암 세포를 이식하는 방식으로 서로 다른 종양 세포를 가진 상황을 조성한 후 치료를 실시한 결과, 직접 공격한 암 세포만 영향을 받을 뿐, 대장암 세포는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판명됐다. 이는 특정 암세포만을 공격 할 수 있는 방법임이 확인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레비 박사는 실험 결과에 대해 " 매우 목표성이 높은 기술이다. T세포가 인식하고 있는 단백질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아도 특정 표적을 공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낮은 등급의 림프종 환자 15명을 모집해 임상 시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임상 시험이 성공하면 향후 많은 치료가 필요한 종양 유형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면역 체계에 의해 암세포가 직접 공격을 받을 수만 있다면 잠재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종양의 종류에는 한계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