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철(鐵)렁] 포스코 수입대응에 냉연사 ‘뿔났다’…원성 산 이유는?

기사입력 : 2018-02-09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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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혁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김종혁 기자]
동부제철이 3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동국제강은 봉형강 부문에서 만회해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동부제철과 같은 냉연사업에서는 최근 몇 개월 손실을 면치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원인은 냉연재(도금 포함) 가격을 적절한 시기에 인상하지 못해서다. 시장 수요는 한정된 데 비해 공급은 넘쳐난다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포스코가 같은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은 이들에게 아킬레스건과 같다. 가격 인상이 필요할 때 독자적으로 실시한다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다.

포스코는 특히 가격을 책정하는 데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넓다. 생산원가가 낮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에 맞게, 특히 수요가 부진할 때 가격을 덜 올려도 이익을 남길 수 있다. 냉연재 외에 열연 자동차강판 전기강판 등등의 전략 품목에서 이익을 충분히 보충하고도 남는다.

그래서 포스코는 더 낮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 동국이나 동부가 독자적인 인상에 나서기 어려운 또 하나의 배경이다.

실제 동국 동부의 냉연사업 손실은 이 같은 원인이 크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가격 및 판매 정책은 각 기업이 갖는 고유의 전략일 뿐이어서 옳고 그름을 평가할 성격과는 거리가 있다.

올해 일어나고 있는 ‘골목상권’ 침해에 대한 논란은 곱씹을 필요가 있다.

포스코는 올해 중국산에 대응하기 위해 냉연 수입대응재를 시장에 내놨다. 스킨패스(skin pass) 등의 공정을 생략해 원가를 낮춘 제품으로, 노클레임(no-claim) 조건이 뒤따른다. 공급 가격은 당연히 정품보다 싸다. 말하자면 B급 제품을 양산하는 셈이다.

포스코의 영향력을 볼 때 대응재 가격은 시장의 기준이 될 것이다. 냉연사들은 가격을 독자적으로 결정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다. 2011-2012년 출시된 열연과 후판 대응재가 시장 기준으로 자리잡은 것이 그 선례다.

중국산 대응이 목적이지만 결국엔 냉연사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포스코가 유통시장에 일반 냉연재를 공급하는 비중은 전체 5%에서 10%가 채 안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냉연사에겐 주력 시장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벼룩(중국산)을 잡으려다 초가삼간(냉연사) 다 태운다”라는 비유까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포스코가 고급재 시장공략을 중심에 두면서도 일반재 시장까지 독식하려 한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중국산 대응은 포스코 단독이 아닌 한국 철강업계가 함께 머리를 맞댈 사안이라는 지적도 꽤 설득력이 있다.

아울러 한국철강협회는 회원사들의 생존 이슈를 놓고도 뒷짐만 지고 있다는 맹비난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2007년 국내 석도강판 시장에서 철수했다. 매각한 설비는 중국으로 옮겨졌다. 내수는 공급과잉이고, 시장이 크지 않을 뿐더러 기대이익이 적다는 게 첫 째 이유였고, 포스코 전략방향과도 맞지 않았다. 약 10년 뒤인 2015년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을 세아그룹에 매각했다. 운영면이나 성장성을 고려할 때 세아를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게 권오준 회장의 설명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일반재 냉연시장도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냉연사들이 시장에서 건재하면 포스코는 국내 최대 열연 고객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

정답은 없다. 하지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위한 공정하고 투명한 논의는 필요하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 김종혁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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