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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장밋빛 성적표 받아든 은행… 당국 눈치에 배당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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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장밋빛 성적표 받아든 은행… 당국 눈치에 배당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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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오재우 디자이너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국내 은행들이 지난해 신용대출 증가와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가운데 올해 배당은 일제히 줄여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금융지주와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9조7787억원으로 전년 대비 30%이상 증가했다.
은행권 중 유일하게 3조 클럽에 입성한 KB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3조311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54.5% 증가했다. 지금까지 금융권 최고 기록이었던 2011년 신한금융의 3조1000억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전년 대비 5.2% 늘어난 2조917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최대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전년 대비 11.8% 감소한 1조71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다소 부진했다. 다만 글로벌 부문 순이익은 전년 대비 30.8% 늘어난 2350억원을 시현해 약진이 돋보였다.

하나금융은 지주사 설립 후 처음으로 '2조원 클럽'에 진입했다. 하나금융은 작년 2조3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전년보다 53.1%의 성장세를 보였다. 통합 출범한 KEB하나은행이 지난해 2조1035억원의 순익을 올려 신한은행을 제치고 연순익 기준 2위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1조5121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2012년 이후 5년 만에 최대 실적을 거뒀다. 우리은행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7%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9.89% 늘었다.

이처럼 은행들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요구로 올해 배당성향은 전반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말한다. 당국은 올해 은행들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9)을 도입해야 하는 만큼 과도한 배당이나 성과급 지급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정기관 3곳 이상의 컨센서스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배당성향 축소폭이 가장 큰 지주사는 신한금융이다.
신한금융의 배당성향은 23.6%로 배당 시가 수익률은 약 3% 수준이며 지난해보다 1.2%포인트 낮아졌다. 배당총액은 총 6875억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KB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23.1%로 전년 대비 0.08%포인트 하락했다. 배당총액은 총 7667억원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배당성향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우리은행의 예상 배당성향은 22.77%로 전년 대비 1%포인트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배당성향은 감소했다. 하나금융의 배당성향은 2011년 16.05%에서 2012년 7.84%로 급갑한 후 2013년 14.47%로 크게 올랐다.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6년엔 24.06%를 기록했고 2017년 배당성향은 23.38%로 예상된다.

배당금액이 확정되는 각 지주사와 은행의 주주총회는 모두 3월 말경 열린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