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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끝나는 증권사 CEO, 누가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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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끝나는 증권사 CEO, 누가 살아남을까?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등 주목
실적 등 키워드 급부상, 지주계 증권사 외부변수 촉각

사진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사진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증권사 CEO들의 대거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여부가 관심사다. 타 업종을 중심으로 CEO세대교체 바람이 불어 증권업계에도 그 영향이 미칠지가 관전 포인트다. 하지만 증권업계의 경우 실적이 연임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임기만료 CEO들이 대부분 호실적을 거둔 것을 감안하면 특별한 외풍이 없는 한 CEO교체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대표장수 CEO 등극 파란불


누가 살아남을까?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CEO들이 연임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IT 등 일부 업종은 50대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센 가운데 과거보다 임기만료 CEO들이 많다. 어느 한 곳에서 세대교체를 한다면 증권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 전후로 임기 만료를 앞둔 CEO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10연임),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2연임),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4연임),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2연임) 등이다.

이 가운데 연임이 거의 확정적인 CEO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다. 무엇보다 흠잡을 데 없는 빼어난 실적이 연임의 원동력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2017년 잠정실적을 공시해 당기순이익 5244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보다 2877억(121.5%)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 수치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2%로 글로벌IB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자본확충으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IB에 등극한 뒤 지난해 11월 증권업 최초로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는 등 굵직한 이슈도 깔끔하게 해결했다.

아직 이사회에서 CEO 연임이 결정되지 않았으나 유상호 사장은 이미 2018년 사업계획을 보고 받는 등 연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인사라는 것은 발표나기 전까지 모르지 않느냐”며 “사업계획 보고 등 CEO 차원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도 실적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한 케이스다. 교보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잠정치는 749억원으로 전년보다 20.3% 뛰었다.

대형사 위주인 증권업계에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의 점유율은 낮으나 자산관리와 IB부문의 영업력 확대를 통해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했다. 실제 업계 최초의 채권형 헤지펀드 등 상품라인업을 확대하고 인수 및 주선, 금융자문 등의 IB 역량을 강화하며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실적을 창출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증권업계의 대표 장수 CEO로 등극한다는 것이다. 실제 연임 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12년,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은 11년째 임기를 맡으며 장수 CEO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하는 셈이다.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도 연임이 비교적 안정권에 속한다. 같은 기간 대신증권은 당기순이익이 1206억원으로 63.0% 늘었다. 이어룡 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가운데 브로커리지 중심의 사업구조를 리테일, 기업금융, CM(상품운용), 법인영업 등으로 다각화에 성공한 점도 연임에 긍정적 요인이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등 외풍이 변수


이에 비해 연임 전망이 불투명한 곳도 있다. 바로 금융지주사 계열의 증권사다.

3연임에 도전하는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실적만 떼놓고 보면 연임에 문제는 없다. 실제 김원규 사장의 부임 이후 NH투자증권의 실적은 수직상승 중이다. 순이익은 2014년 합병 후 812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15년 2142억원, 2016년 2362억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은 3496억원으로 48% 늘었다. 영업이익은 4592억원으로 52.1% 늘며 ‘영업이익 5000억원 시대 개막’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단 비농협 출신이라는 게 변수다. 지난해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에 박규희 NH농협은행 부행장이 선임되며 농협 계열사 CEO 가운데 비농협인 출신은 현재 김원규 사장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번엔 농협 출신 CEO를 발탁해 친정체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도 실적만 보면 연임에는 문제가 없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순이익이 1463억원으로 전년 대비 68.8% 늘었다. 특히 이진국 사장의 지휘 아래 과거 IB 명가로 자존심을 회복한 것도 호평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4분기 IB 부문에서 △2조원 규모의 한온시스템 인수금융 자본재조정(Recap) △현대중공업 계열사 유상증자 7000억원 △다산지금지구 B-3BL 공동주택 개발사업 1600억원 △일본 AEON 소재 쇼핑타운 매입 512억원 등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최근 진행 중인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채용비리 수사가 변수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의 경우 김정태 회장이 하나금융투자의 부활을 위해 공들여 영입한 인물인 만큼 수사결과에 따라 연임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번에 이들 CEO가 대거 연임에 성공할 경우 증권업계 쪽은 능력 및 실적이 주요 인사 기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 확실하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업은 타업종과 달리 성과주의 문화가 강하다”며 “실적에 걸맞게 CEO 연임에 성공할 경우 증권업에 대한 이해가 없는 외부인사의 임명은 배제되는 능력중심 인사문화가 정착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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