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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DGB금융지주, 회장님 리스크에 M&A 물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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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DGB금융지주, 회장님 리스크에 M&A 물건너가나

금융당국,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승인 심사서류 보완 요청
박인규 회장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 대구은행 채용비리 등
호재 많은데 경영진 리스크가 발목 붙들고 놓아주지 않아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DGB금융지주가 박인규 회장 리스크로 내홍을 겪고 있다.

실적도 견조하고 주가도 좋지만 경영진 리스크라는 단 하나의 강력한 악재가 시장의 우려를 키우는 상태다.
DGB금융지주의 지난해 실적은 시장 예상보다는 못하나 견조하다. 이 회사가 이달 초 발표한 잠정실적을 보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515억5600만원으로 8.4% 늘었다. 매출액은 9091억9900만원으로 3.7% 증가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341억6300만원으로 9.5% 하락했다.

이를 감안한 지난해 영업이익은 4110억1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6.2% 늘었다. 매출액은 3조6192억9900만원으로 1%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3162억8200만원으로 4.8%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기대에는 못미치는 수치이나 전반적으로는 견조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DGB금융지주의 4분기 실적은 컨센서스(추정치)를 밑돌았다”며 “명예퇴직을 예년 대비 2배 이상 늘렸으며 이익 공유 개념의 성과급 70억원과 보너스 160억원 등 계절적 요인이 예상보다 크게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시적 재무악화 기업(1건)에 대한 101억원의 충당금 전입도 생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순이자마진(NIM)이 2.24%로 전기 대비 5베이시스포인트(bp) 개선됐으며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0.86%로 개선됐다”며 “전반적으로 무난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올해 실적이나 주가 전망도 좋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NIM 개선과 충당금 안정화로 올해 추정 순익은 3440억원. 전년 대비 14% 증가할 전망”이라며 “하이투자증권 인수 효과 감안 시 실제 순익은 37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되는데다 인수 시 발생하는 염가매수 차익까지 고려하면 5000억원 이상의 시현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했다.
현 시점에서 DGB금융지주의 최대 난제는 박인규 회장 리스크다. 자칫하다가는 하이투자증권 인수마저도 무산될 우려가 높다.

친박계로 알려진 박인규 회장은 현재 비자금 조성 의혹에 얽혀 간부들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박인규 회장이 행장을 겸임하는 대구은행에는 채용비리 혐의가 불거졌다.

호실적과 내실을 다진 부분, 하이투자증권 인수 효과 등에 힘입어 DGB금융지주의 주가는 올 들어 21%대 상승했다. 현 시점에서 향후 전망은 좋은 편이나 ‘큰 손’의 이탈은 이 회사에 대한 기대를 낮춘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 중인 국내 금융사 가운데 지난해 가장 많이 내다 판 곳은 DGB금융지주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7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DGB금융지주의 주식을 꾸준히 매입, 최대주주 자격을 유지했으나 서서히 줄여가고 있다. 현재 지분을 6.78%까지 줄여 1년 가까이 유지한 최대주주 자리를 삼성생명(6.95%)에 내준 상태다.

여기에 감독당국의 승인 지연도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하이투자증권 인수 관련 자금조달 계획을 중단했다. 금융당국의 인허가 승인이 늦어지며 1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일부를 하이투자증권 인수자금 대신 본사의 자본 비율 개선에 사용하기로 한 것.

시장에서는 최대주주의 지분 축소, 금융당국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허가 지연 등의 이유를 ‘회장 리스크’ 때문이라 본다.

박인규 회장은 비자금 조성 논란, 보복 인사, 채용 청탁 등 다양한 논란에 휘말려 있다.

박인규 회장은 최근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일각에서는 백기투항 아니냐는 평도 나온다.

그간 박인규 회장은 편법으로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사외이사가 아닌 사람도 이사회 의장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이용해 지주 회장 겸 은행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박인규 회장은 여전히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백기투항이라기보다는 ‘눈 가리고 아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투자지표



DGB금융지주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4분기 실적은 잠정치만 나온 상태다.

이 회사가 지난해 11월14일 공시한 분기보고서(3분기)를 기반으로 살펴보면 안정성 비율은 견조한 편이며 성장성, 수익성 모두 나쁘지 않은 편이다.

DGB금융지주의 안정성 지표로 볼 수 있는 예대율은 104.6%다. 예대율은 은행의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의 비율이다.

통상적으로 예대율은 80% 선에서 억제하는 것이 건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현 시점에서 국내 시중은행의 경우 100% 선에서 움직이는 모양새다.

현 시점에서는 나쁘지 않으나 올 하반기부터 예대율 산정방식이 개선되는 것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하반기부터 가계대출의 가중치를 15% 상향하고 기업대출은 가중치를 15% 하향하는 예대율 규제를 시행한다.

안정성 지표도 견조하다. 2016년 기준으로 -2.1%였던 이자수익 증가율이 4.2%로 올라섰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12.8%)에는 못미치나 5.9% 수준이다.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지난해 말 마이너스(-3.2%)에서 플러스(7.1%)로 돌아섰다.

총자산 증가율은 9.4%에 달하며 대출채권 증가율은 7.8%다.

수익성은 전년 말 대비 더욱 좋다.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말 영업이익률은13.3%다. 전년 말 10.6%와 비교하면 훨씬 높아졌다. 순이자마진율은 2.4%로 전년 말과 동일하다. 예대 마진율은 2.9%에서 3%로 높아졌다.

총자산이익률(ROA)은 0.7%로 전년 말(0.6%) 대비 소폭 올라갔다.

■ 기업개요와 지분분석



DGB금융지주는 대구은행을 주축으로 하는 금융지주회사다.

사업보고서상 설립 일자는 2011년 5월17일이다. 부산은행을 주축으로 하는 BNK금융지주(당시 BS금융지주)에 비해 설립 일자가 2개월가량 늦다.

최초 출범 시는 대구은행과 카드넷, 대구신용정보까지 계열사가 3개였으나 DGB캐피탈(옛 메트로아시아캐피탈), DGB데이터시스템, DGB생명(옛 우리아비바생명), DGB자산운용(LS자산운용) 등을 차츰 인수(데이터시스템은 2012년 설립)해 규모와 사업 범위를 넓혔다.

지난해 11월19일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하이투자증권, 하이자산운용, 현대선물 패키지를 인수하기로 했다. 현재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보류된 상태다. 심사 완료 시 종합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는 것도 가능하다.

본사는 대구 광역시에 있다.

최대주주는 삼성생명(6.95%)이다. 삼성생명은 2011년 설립 초기 지분율 7.25%로 DGB금융지주의 최대주주였다. 사우디아라비아 통화국(SAUDI ARABIAN MONETARY AGENCY, 지분율 7~9%)로 변경됐다가 2014년부터 다시 삼성생명이 최대주주가 된다.

국민연금공단이 주식을 차츰 매집, 2015년부터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국민연금이 한때 이 회사의 지분을 9.14%(지난해 4월5일 기준)까지 매집하기도 했으나 이후 지분을 내다 팔기 시작해 현재는 6.78%까지 줄인 상태다.

이외에 미국계 투자회사인 해리스 어소시에이츠(Harris Associates L.P)가 6.34%, 영국 투자신탁운용사인 슈로더 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Schroder Investment Management Limited)도 5.17%를 가지고 있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