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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간 기준 금리 역전 예고…올해 금리인상 몇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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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간 기준 금리 역전 예고…올해 금리인상 몇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제공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가능성과 자본 유출 우려가 높다.
미국은 다음달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다. 미국은 올해 금리를 2~4회가량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1.25~1.5%) 상단은 한국과 같다. 3월에는 통화정책 방향 결정회의가 열리지 않는다. 다음 달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하면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3회 정도로 전망했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몇 차례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당장 다음 달부터 정책금리의 역전을 걱정해야 하는 상태다.

시장에서는 자본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보면 외국계 등의 자금이 국내에서 빠져나가 조금 더 많은 금리를 주는 미국으로 흘러갈 수 있다.

우려와는 달리 금리 역전이 자본 유출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 것은 지난 1999년 7월~2001년 3월, 2005년 8월~2007년 9월 등 두 차례다. 당시에도 급격한 자본 유출은 없었다. 이 총재 또한 “우리나라의 대외 건전성이 상당히 양호하다”며 “금리 역전에도 당분간 외국인 증권자금 등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금리 수준뿐 아니라 환율, 국가 신용등급이나 외환 건전성 등을 감안하면 금리 역전이 장기화하지 않는 이상 큰 폭의 자본유출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단기일뿐이라도 기축통화국과 금리역전 상태로 있다는 사실 자체는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은이 취할 수 있는 입지는 좁다. 전반적으로 국내 경기에 대한 눈높이는 다소 낮아지고 있다. 미국은 통상압력을 가해 국내 수출 둔화를 부추긴다.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자체는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실물경제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

한은이 끝까지 양국 간 정책금리차를 좌시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무턱대고 금리를 올리기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당장 4월에 새 총재가 온다 해도 취임 직후 금리인상을 결정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지난해 말 기준 1450조원을 넘어선 가계 빚도 문제다. 지난해 말 가계신용잔액은 1450조9000억원이다. 금리인상은 취약계층을 저격하는 칼이 될 수 있다. 느리고 무디더라도 막대한 가계 빚에는 충분히 부담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한은 금통위의 올해 금리인상이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5월이 아니면 7월이 금리인상 적기라고 대부분의 투자자가 생각하고 있다”며 “5월이면 2번 인상이고 7월이면 1번 인상”이라고 말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올 3분기에 기준금리를 1회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며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진다는 불확실성이 있기는 하나 당장 한은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이어 “국내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자칫 이른 금리인상이 경기 회복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은의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