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자본확충…평가는 극과 극 왜?

공유
2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자본확충…평가는 극과 극 왜?

각각 7000억원, 3552억원 규모 유증 단행
자기자본제고 화두, ROE제고에 따라 희비

자료=금융위, 한국신용평가
자료=금융위, 한국신용평가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증권업 대형화 움직임이 거센 가운데 증권사들이 앞다퉈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자기자본 1위인 미래에셋대우는 대규모 자본확충으로 2위와 격차를 더 벌렸다. 키움증권은 최근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하며 덩치 키우기에 동참했다. 하지만 자본 확충을 놓고 시장에서는 평가가 다르다. 미래에셋대우에는 우려를, 키움증권은 호평을 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이다.

■미래에셋대우, 7000억원 무의결권 배당우선영구주 발행…발행어음 등 라이선스 활용 불투명


무엇이 같고, 어떤 것이 다를까?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의 자본 확충을 놓고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자기자본 희석 염려가 나오는 반면 키움증권에 대해서는 ROE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호평 일색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작년 12월 15일 이사회 결의로 7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는 보통주가 아닌 무의결권 배당 우선 영구주식이다. 수량은 1억3084만2000주로 전체 유통 주식수의 19.2%에 해당한다. 우선주 형태로 확정배당금을 지급하며 시장에서는 배당수익률을 2.6~2.8%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자방식은 주주 우선배정(우리사주조합 20% 배정 포함)이고, 구주주들의 실권주는 일반공모 형식으로 진행한다. 이번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이 8조원으로 압도적 업계 1위를 굳히게 된다.

하지만 증권사의 평가는 미지근하다.

이번 유증으로 주식수 증가에 따른 밸류에이션의 변화를 보면 교보증권은 BPS는 -7.8%, ROE는 -0.7%p로, 케이프투자증권은 BPS -11.5%. ROE -0.6%p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덩치를 키웠으나 당국이 자본 규모별로 부여하는 라이선스(초대형IB 4조원, 발행어음· 초초대형IB, IMA:종합투자계좌)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실제 초대형IB의 꽃인 발행어음의 경우 공정위의 내부거래조사로 인가가 보류된 상황이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 8조원에 허용되는 IMA의 경우 발행어음과 달리 규모의 제약이 없어 실질적으로 단기자금시장 영역으로의 진출을 뜻한다”며 “운용 역량에 따라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발행어음 업무인가 보류 등 지배구조를 둘러싼 정책당국의 최근 제제 강화 스탠스가 염려된다”고 말했다

대형화의 인센티브 차원에서 부여하는 자기자본 제고의 주요 수단인 발행어음, IMA의 활용이 원천봉쇄됨에 따라 희석도 우려되고 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존의 2018~2019년 예상 ROE 6.8%와 6.7%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규 조달 자본의 9%(세후 6.5%) 수준의 투자수익을 시현해야 한다”며 “늘린 자본을 국내외 부동산 및 IB deal 등 투자 비즈니스 확대와 해외법인 증자를 통한 해외사업 강화를 언급했으나 기존 사업의 ROE가 아직 7% 수준임을 감안할 때 ROE 제고로 이어질지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3552억원 상환전환우선주, 신용융자 확대 목적 명확…ROE 제고 맑음


미래에셋대우와 달리 키움증권의 자본 확충에는 호평 일색이다. 키움증권은 제3자 배정으로 3552억원의 RCPS를 발행 결정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Redeemable Convertible Preference Shares)는 약속한 기간이 되면 발행 회사로부터 상환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 주식이다. 즉 상환 의무가 존재하는 채권적 성격과 우선주로서 자본적 성격을 동시에 지닌 점을 감안하면 발행사 입장에서는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되면서 몸집을 불리는 효과가 있다.

전환가액은 10만7859원이며 발행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날(19.02.22~)부터 1대 1의 비율로 전환 청구할 수 있다. 발행일로부터 3년째되는 날 이후 매 1년이 되는 날 상환권리가 발생한다. 배당률은 2020년까지 4.1%로 결정됐다.

약 3550억원의 만만치 않은 발행 규모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증자 목적이 ROE 제고가 확실한 신용융자 확대에서 비롯됐다며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변동성 확대에도 이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과거 최고 수준까지 상승하지 못했는데 이는 신용한도에 따른 부담이 주요 원인”이라며 “이번 RCPS 발행으로 신용한도 부담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돼 추가적인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100%까지만 신용공여가 가능한데, 최근 증시 활황으로 시장 신용융자가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키움증권의 신용한도가 풀로 찼다”며 “이번 자기자본 증가는 신용공여 확대로 이어져 브로커리지 수익 및 점유율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증자를 디딤돌로 키움증권의 자본 규모는 1조8000억원대로 늘어난다. 지난해 순이익이 2402억원으로 매년 순익이 급증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몇 년 내에 자기자본 3조원인 대형IB(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의 등극도 기대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자본을 어느 정도로 확충로 해야 한다는 등 가이드라인이 있지는 않았다”며 “꾸준히 성장하다 보면 순익이 쌓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대형 IB라이선스를 보유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같은 자본 확충이라도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며 덩치를 키우기보다 ROE 제고가 더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대정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자기자본 규모에 걸맞은 이익 창출 능력의 확보가 관건”이라며 “자본 및 조직 규모 확대에 상응하는 이익 창출 능력이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