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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총선] 인터넷 정당, 원내 제 1당 우뚝… '오성운동' 창당 9년만에 정권 장악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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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총선] 인터넷 정당, 원내 제 1당 우뚝… '오성운동' 창당 9년만에 정권 장악 눈앞

[이탈리아 총선] 인터넷 정당 오성홍기, 원내 제 1당 도약… 창당 9년만에 정권 장악 눈앞에. 사진은 오성홍기 포스터  이미지 확대보기
[이탈리아 총선] 인터넷 정당 오성홍기, 원내 제 1당 도약… 창당 9년만에 정권 장악 눈앞에. 사진은 오성홍기 포스터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이탈리아 총선 최대의 스타는 오성운동으로 나타났다.

오성운동은 한국시간 5일 이탈라이 총선에서 30% 내외 득표한 것으로 추계된다. 아직 개표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구체적인 수치를 알 수는 없지만 30%는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연합이 가장 많은 35% 내외의 표를 얻어 차기 조각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일각에서는 우파연합의 승리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우파 연합은 말 그대로 여러 보수정당들을 모두 합한 것이다. 우파연합의 연대가 계속 이어질지 알 수 없다.

단일 정당으로는 오성운동이 단연 1위에 올랐다. 오성운동은 이날 이탈리아 총선 직후 발표된 공영방송 RAI의 출구조사에서 하원을 기준으로 29.5∼32.5%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조사에서 2위는 집권당인 중도좌파의 민주당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추정 득표율은 20∼23%다. 1위 오성홍기와 1위 민주당의 차이가 크게 벌여졌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이탈리아 총선 최대 승자는 단연 오성운동이다.

오성운동은 신랄한 풍자로 유명한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69)와 컴퓨터 공학자였던 고 잔로베르토가 만든 정당이다. 2009년에 창당했으니 올해로 겨우 9주년을 맞는다. 오성운동은 창당 9년의 짧은 역사 속에서 이탈리아 원내 제 1당에 오르는 그야말로 기적 같은 일을 이루었다. 10년도 안 된 신생 정당이 오랜 역사의 기성 정당들을 모두 제치고 최대 정당이 된 것은 이탈리아 정치 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일대 파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성운동에서 말하는 오성은 다섯 개의 별이라는 뜻이다. 이 다섯 개의 별은 물과 교통 그리고 개발, 인터넷 접근성, 환경 등을 지칭한다. 이 다섯 가지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겠다는 것이 오성운동의 정강정책이다.

오성운동은 인터넷을 통해 만들어졌다. 지금도 선거에 나갈 모든 후보와 주요 정책을 오성운동 사이트에서 인터넷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오성운동이 2013년 처음으로 총선에 등장했다. 첫 출전에 25%를 득표해 집권 민주당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민주당을 넘어 1위까지 오른 것이다.
그동안 오성운동당의 간판 역할을 한 그릴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2선으로 물러났다. 그 대신 기성정치권 출신의 31세 디 마이오를 새로운 대표로 내세웠다. 아마추어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한 작전이었다.
[이탈리아 총선] 인터넷 정당 오성홍기, 원내 제 1당 도약… 창당 9년만에 정권장악 눈앞에   오성홍기 당 로고
[이탈리아 총선] 인터넷 정당 오성홍기, 원내 제 1당 도약… 창당 9년만에 정권장악 눈앞에 오성홍기 당 로고


디 마이오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공개한 국정 운영 프로그램에서 유로존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당의 오랜 방침을 삭제했다. 반 EU 세력이라는 일부의 부정적 인식을 씻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오성운동이 이번 총선에 내건 대표 공약은 저소득층에 대한 월 780유로의 소득보장이다. 이 공약으로 청년 실업에 신음하는 젊은 세대와 빈곤에 내몰린 낙후된 남부에서 선풍을 일으켰다 .

과반 이상을 득표한 정당이 나오지 않은 상태인 만큼 이탈리아 정계는 지금부터 차기 정부 구성을 위한 합종연횡을 하게 된다. 제1당인 오성운동이 일단은 유리한 입장이다. 각 정당 간 협상 과정에서 정부 구성을 주도할 기회를 잡게 될 경우 디 마이오 대표가 총리가 될 수 있다. 오성운동당은 이번 총선에서 1당이 되면 다른 정당과의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는 공약을 낸 바 있다. 디 마이오는 올해 31세다. 이탈리아 헌정사상 최연소 총리가 탄생할 수도 있다.

오성운동은 이탈리아어로 Movimento 5 Stelle이다. 발음 그대로 읽으면 모비멘토 친퀘 스텔레가 된다.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