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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호황에 주머니 두둑해져도 '인색'한 증권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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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호황에 주머니 두둑해져도 '인색'한 증권업계

배당성향 감소 "주주 환원 소홀", 비정규직 증가 "정부 기조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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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증권사들이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큰 순익을 남긴 가운데 배당성향과 비정규직 채용 부문에선 되레 인색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월 결산 증권사 10곳의 순이익은 2조5080억원으로 전년 (1조3352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폭발적인 순이익 증가율에 비해 배당성향은 27.70%으로 전년(31.66%) 보다도 감소했다.

특히 배당성향을 가장 크게 낮춘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였다. 기존 165.20%에서 24.7%로 일년새 85.06%나 축소했다.

그 뒤를 대신증권(-29.14%), 부국증권(-26.26%), 현대차투자증권(-20.75%), NH투자증권(-15.68%) 등 순으로 이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개 증권사의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6947억원으로 전년(4227억원) 대비 1.6배 정도 증가했다. 배당성향은 감소했지만 순이익이 2배나 증가한 탓이다.

국내 증권사 계약직원 채용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증권사 계약직원 채용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쪼그라든 배당성향 뿐 아니라 비정규직 위주의 임직원 채용도 심화됐다. 최근 문재인 정부 기조에 따른 비정규직 축소 바람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의 계약직 증가세는 뚜렷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56개사 증권사 임직원 수는 3만5889명으로 전년보다 190명 늘었다. 연말 기준으로 증권사 임직원 수가 증가한 것은 2011년 이후 6년 만이다.

증권사 임직원이 작년 늘어났지만 늘어난 것은 정규직이 아니라 계약직이었다. 계약직 직원이 7948명으로 80명 늘었다.

반면에 정규직 직원은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해 동안 30명 감소해 2만6375명에 그쳤다.

이 밖에 비등기임원(759명)은 124명 증가했다. 경영이사(128명)와 사외이사(130명)는 각각 2명, 1명 감소해 거의 변화가 없었다.

작년 말 기준 임직원 수가 가장 많은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로 4659명에 달했다. 뒤를 이어 KB증권 3012명, NH투자증권 2859명, 한국투자증권 2580명, 신한금융투자 2374명, 삼성증권 2268명 등 순으로 이어 대체로 업계 순위와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배당성향을 줄이는 등 주주 이익 환원에 소홀하다"며 "증권사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대체로 브로커리지 수익에 의존하다 보니 배당금을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형증권사의 경우 임직원 채용규모는 양적으로만 봤을 때 업계 위상에 비례하도록 확대한 듯 보이지만 고용의 질은 오히려 저하된 셈이다"며 "사상 최고 실적을 낸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2년 계약직 고용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신입사원들에게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