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0마리만 있어도 벚꽃이나 자두나무를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벚나무사향하늘소 출현 신고가 있으면 일본 당국은 즉시 출동해 해당 벚꽃을 벌채한다. 딱히 치료 약물이 없기 때문에 이미 수백 그루의 나무가 잘려나갔다고 28일(현지 시간) 타이완 연합보가 전했다.
중국, 타이완, 한국, 베트남 북부에 주로 분포하는 벚나무사향하늘소는 일본에는 없었던 외래종이다. 지난 2012년 일본 아이치현에서 처음 발견돼 도쿄, 사이타마, 군마, 오사카 등의 벚꽃을 비롯한 복숭아, 살구 등에 기생하면서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
길이 약 2.5~4㎝의 성충은 6~8월에 최성기를 맞는데 발생 생태가 매우 불규칙해 5~10월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특히 최근에는 이상 고온 현상과 함께 벚꽃 시기에 맞춰 출현하면서 치명적인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일본 삼림종합연구소는 "벚나무사향하늘소는 번식률이 매우 높다. 지금부터 번식을 방지하는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수십년 후 벚꽃이 일본에서 소멸될 가능성도 있어 20~30년 후에는 벚꽃을 감상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현재 도쿄를 비롯한 주변 도시들은 10일 간의 벚꽃 시즌으로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일본 벚꽃 경제의 시장 규모는 1000억엔(약 1조11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도쿄도 타마가와의 벚꽃 5그루 중 4그루가 벚나무사향하늘소의 공격을 받고 있어 학자들의 벚꽃 멸종이라는 경고가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 당국은 홍보 책자를 제작해 벚꽃 나무에서 벚나무사향하늘소를 발견하면 곧바로 당국에 신고해 벌채를 의뢰하도록 호소하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